두 권의 저서는 그간의 문학 활동을 집약하는 책이다. ‘독일 비평사’에는 괴테와 니체, 프로이트, 루카치, 베냐민 등 18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독일 정신사에 큰 영향을 끼친 철학자와 문예이론가 12명에 대한 탐색이 담겼다. 그는 “인문학의 문맹화 현상이 급속도로 확산돼 가는 세계에서 부서진 전통의 파편들을 줍는 심정으로 글을 썼다”고 말한다. 묵직한 이론에 대한 저자의 탐구는 문학작품의 냉철한 분석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데까지 나아간다. 이는 그가 애써온 비평 활동의 원류라고 할 수 있다.
산문집 ‘인간을 향하여…’는 그의 신념을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한다. 그는 정치 사회 종교 문화 전반에 비평가의 돋보기를 댄다. 문화적 식견이 턱없이 부족한 정치적 현실을 비판하고, 물질만 숭상하고 정신을 폄훼하는 세태를 꼬집는다. 그러면서도 비관에만 머물지 않고, 인간 본연의 이성을 강조함으로써 희망을 찾으려고 한다. 예리하면서도 온화한 성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그의 정년퇴임을 기념하는 모임은 8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캐피탈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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