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 신문 소유하면 ‘합법’ 신문이 방송 겸영하면 ‘불법’

  • 입력 2006년 9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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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가 무료 일간지를 창간하기로 함에 따라 매체 간 겸영에 관한 불공정한 규제와 무료 일간지의 신문 시장질서 왜곡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CBS는 자회사 CBSi를 통해 다음 달 중 인터넷 사이트 ‘노컷 뉴스’의 콘텐츠를 이용한 타블로이드판 무료 일간지를 창간할 계획이다.

현행 신문법(제15조)은 일간지나 방송사의 주식 50% 이상을 소유한 법인이라도 일간신문의 지분을 50% 미만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해 방송사의 신문사 겸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신문사가 방송사를 겸영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는 데 있다. 방송법(제8조)은 대기업과 일간지, 그의 자회사 등이 방송사 지분을 1%도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해 겸영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한국신문협회(회장 장대환)는 11일 문화관광부에 전달한 의견서에서 “현행법상 방송은 신문사업에 진출할 수 있으나 그 반대의 경우는 불가능해 방송의 일간지 창간을 방기하면 매체 간 균형 발전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신문의 방송 겸영 허용 여부를 포함한 신문법 개정 논의가 마무리될 때까지 CBS의 무료 일간지 창간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BS가 무료 일간지 시장에 뛰어드는 데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화부는 12일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기존 언론사의 무료 시장 진입은 신문 시장 질서를 왜곡할 우려가 있고 신문의 품질 하향화를 초래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신문협회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지하철 출근 시간대 유동 인구는 150만 명이지만 5개 무료일간지 160만 부가 배포돼 공급 과잉 상태다.

2002년 무료 일간지 등장 이후 스포츠신문의 판매부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굿데이’(2004년 11월)와 ‘스포츠투데이’(2006년 1월)가 폐간됐다.

또 한국언론재단 조사에 따르면 지하철 가판대에서 신문을 사던 이들 중 32.4%만이 계속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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