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의 30대 스타 연출가인 양정웅(38·사진) 씨가 오페라 연출에 도전한다. 다음 달 13∼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의 창작 오페라 ‘천생연분’이 그 무대다.
양 씨는 이미지와 미장센을 강조하는 음악극 연출로 각광받아 왔다. 유럽의 신작 오페라에서는 고전적 무대를 재현하는 사실적 연출보다 현대적이고 심플한 무대 연출이 유행하고 있다.
‘천생연분’은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가 원작이며 ‘시집가는 날’이라는 제목의 뮤지컬로 여러 차례 만들어진 바 있다.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서 우리의 전통적 의상과 연희를 충실히 재현한 ‘결혼’이라는 제목으로 상연되기도 했다.
양 씨는 이번에 공연되는 ‘천생연분’에 대해 “전통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이미지의 모티브를 잡아서 표현하는 현대적인 변형을 하겠다”고 밝혔다. 마치 ‘입체적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듯 흰색 바탕에 극도로 단순화된 오작교, 병풍, 대청마루 등으로 한국적 미니멀리즘을 바탕으로 한 이미지극으로 표현하겠다는 것.
양 씨는 2003년 인류의 통과의례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연극 ‘연(緣)-카르마’로 ‘이집트 카이로 국제실험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8월 셰익스피어를 한국 전통으로 바꾼 ‘한여름 밤의 꿈’으로 폴란드 그단스크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1만∼12만 원. 02-586-5282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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