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범인들이 땅에 파묻겠다고 했다"

  • 입력 2006년 9월 14일 15시 57분


강도에게 납치됐다 두 시간 만에 탈출한 영화배우 이지현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위기를 모면한 심경을 밝혔다.

이지현은 14일 언론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주유소에서 차 문을 열고 탈출하지 못했으면 정말 위험했겠다 싶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처음에는 오히려 차분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살아 돌아온 것이 실감이 나 무섭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미술학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던 이지현은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니었고 자주 주차하는 곳이라 사건이 일어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면서 "차에 타 시동을 걸었는데 20대 초반과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두 명이 차에 타더니 손ㆍ발목에 수갑을 채우고 뒷좌석에 앉혔다"고 사건 발생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차에 올라타기 전에 범인 중 한 명을 봤는데 운동 나온 사람일 것이라 생각했다"며 "모자를 쓰고 있어서 얼굴을 잘 보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차에 갇혀 있던 상황에 대해서는 "처음엔 '차를 리스한 것이다. 직장을 그만둔 백수라 돈이 없다'고 말하면서 회유하려고 했는데 범인들이 땅에 파묻겠다고 협박해 심한 공포를 느꼈다"며 "그 이후로는 어떻게 하면 도망칠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지현은 "주유구를 여는 버튼이 차의 잠금장치를 푸는 버튼과 같은 버튼이라 주유할 때 손으로 차 문을 열고 탈출했고 주유소 직원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했다"며 "수갑 때문에 손목과 발목에 멍든 것 외에는 다친 곳은 없다"고 탈출 과정을 설명했다.

자작극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는 "농담 삼아 초등학생만 인터넷에 댓글을 올린다고 하지 않느냐"며 "경찰 수사도 비밀로 하기로 했는데 기사가 나서 더 당황스럽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지현은 11일 오후 10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상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20대 남자 2명에게 자신의 아우디 승용차로 납치됐다가 두 시간만에 풀려났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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