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카운터 테너 이동규씨 20일 국내 첫 독주회

  • 입력 2006년 9월 15일 03시 07분


사진 제공 피닉스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 피닉스엔터테인먼트
“어떻게 산도적 같은 외모에서 저런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거야?”

12일 저녁 서울시내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열린 카운터 테너 이동규의 하우스 음악회에서 청중은 정말 마력에 홀린 표정들이었다. 70여 석 규모의 작은 홀에서 열린 약식 콘서트였지만 이동규는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헨델의 ‘행복’을 부를 때는 정말 밝은 표정으로, 슈베르트의 ‘모든 영혼을 기리는 날의 기도’는 숭고한 표정으로, 오페라 ‘데드 맨 워킹’으로 유명한 제이크 헤기의 현대 음악을 부를 때는 마치 뮤지컬 배우처럼 장난기 넘치는 제스처까지…. 시시때때 변하는 그의 표정 자체만으로도 그의 리사이틀은 볼 만한 것이었다. 또한 노란색으로 물들인 머리카락과 건강한 갈색 피부의 청년이 들려주는 부드러움과 화려함이 가득 찬 천변만화의 목소리는 소름을 돋게 했다.

20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는 그의 첫 독주회가 열린다. 3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선보였고, 5월에는 소프라노 임선혜 씨와 함께 ‘러브 듀엣 콘서트’를 열어 큰 인기를 얻었던 그는 이번 단독무대에서 카운터 테너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선보일 예정이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중 ‘하바네라’

영화 ‘파리넬리’의 흥행과 더불어 알려지기 시작한 카운터 테너는 아직까지 대중에게 생소한 것이 사실. 이 씨는 피나는 훈련을 통해 가성이 아닌 진성으로 베이스 바리톤부터 테너를 넘어 여성의 메조 소프라노 영역까지 소화해내는 놀라운 기량을 보여준다.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 ‘Or la tromba’

이 씨는 이번 콘서트에서 자신의 장기인 바로크음악뿐 아니라 낭만시대 대표 작곡가인 슈베르트와 비제의 예술가곡, 현대음악가 헤기의 작품, ‘편지’ ‘고풍의상’ 등 윤인상의 초기 가곡을 들려준다. 특히 4옥타브를 넘나들며 4명의 주인공을 모두 소화해내는 슈베르트의 ‘마왕’은 이번 음악회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이 씨는 대상을 비롯해 6개 부문을 석권한 프란시스코 비냐스 국제성악콩쿠르에서 바로 ‘마왕’으로 유럽의 심사위원들과 청중의 탄성을 불러일으켰다.

이 씨는 내년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에서 르네 야콥스의 지휘로 올려지는 몬테베르디 오페라 ‘오르페오’에 출연할 예정이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2000년 아스펜 음악제에 참가해 이 씨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피아니스트 양기훈(중앙대 겸임교수) 씨와 기타리스트 고의석 씨가 반주를 맞는다. 3만∼6만 원. 02-529-3529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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