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시작된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쇼팽 콩쿠르 우승자들과 달리 강인한 파워를 바탕으로 가공할 만한 테크닉을 가진 남성 피아니스트들이 수상을 독차지해 왔다. 그러나 2002년 제12회 차이콥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는 일본인 피아니스트 우에하라 아야코(上原彩子·27·사진)가 여성으로, 또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일본이 자랑하는 피아니스트 우에하라가 3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그녀는 그해 9월 차이콥스키 콩쿠르 수상자들과 합동 내한 공연을 했고 2005년 서울시향과 협연을 하기도 했지만 독주회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독주회에서는 강렬하면서도 화려한 자신의 이미지를 잘 보여 주는 라흐마니노프의 ‘13개의 프렐류드’와 함께 베토벤의 중후기 소나타인 18번 ‘사냥’과 32번 연주도 들려줄 예정이다.
“실은 베토벤 소나타는 지금까지 연주회 무대에서 한 번도 다룬 적이 없어 제게도 매우 큰 도전입니다. 작년에 로린 마젤과 베토벤 3번 협주곡을 협연했을 때 헤아릴 수 없는 에너지를 느껴 베토벤 소나타도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소나타 18번은 유머가 넘치는 곡이며, 그의 마지막 소나타인 32번에서는 곡이 갖고 있는 끝없는 공간, 대우주를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에하라는 콩쿠르 우승 이후 EMI와 계약을 하고 2004년 차이콥스키 피아노 작품을 수록한 앨범 ‘그랜드 소나타’를 데뷔 앨범으로 내놓았다. 또한 2005년 8월에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커플링한 앨범을 발매해 호평을 얻었다.
그녀는 지난해 결혼 후 올해 5월 딸을 출산했다. 우에하라는 결혼과 출산으로 자신의 삶과 음악에도 큰 변화를 느낀다고 했다.
“아이를 낳고 나서 길을 걸으면 지금까지는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고 예쁘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사물을 아이의 시선으로 보거나 느끼게 된 제 자신을 발견하면 무척 기쁩니다. 아이 출산 후 연주는 이번 한국 공연이 처음이라 제 음악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저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3만∼7만 원. 02-541-6234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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