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다 주 상습도박 치유위원회(Nevada Council on Problem Gambling)의 홍보 팸플릿에 실린 한 상습 도박자의 한탄이다. 거기에는 분명히 적혀 있다. 도박은 오락이 아니라고. 알코올 중독처럼 상습 도박이라는 ‘정신병’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치유위원회가 이 팸플릿을 나눠 주며 홍보하는 장소는 라스베이거스 매캐런 국제공항의 대합실. 매일 24시간 통행인이 많은 길목에 상주하며 활동을 펼친다. 알려졌다시피 이 공항은 대합실에까지 슬롯머신이 설치된 도박장이다. 따라서 치유위원회의 홍보 부스는 도박장 안에 있는 셈. 이렇듯 네바다 주의 상습 도박 방지 및 치유 활동은 적극적이고 공개적이다.
우리는 어떨까. 정부가 할 일을 카지노가 떠맡았다. 한국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가 두 곳(서울, 강원 정선군) 있지만 모두 강원랜드가 운영한다. 그 위치를 보면 적극적인 의지를 읽기도 어렵다. 서울 센터는 강원랜드 서울사무소가 있는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에, 정선 센터는 강원랜드 카지노호텔 인근 건물에 있다.
조성하 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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