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용씨 "창작 오페라…그 짜릿한 경험"

  • 입력 2006년 9월 26일 17시 57분


"누구든 새 것을 가진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잖아요. 만일 그게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부담도 크고 여건도 열악하지만 창작 오페라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정말 짜릿한 경험입니다."

다음달 13~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오페라단의 '천생연분'의 지휘를 맡은 정치용(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씨. 원주시향 상임지휘자인 그에게는 '창작 오페라 전문 지휘자'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윤이상 오페라 '류퉁의 꿈', '나비의 미망인'부터 '황진이', '권율', '백범김구와 상해임시정부', '메밀꽃 필 무렵' 등 수많은 창작오페라를 지휘해 온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음대 작곡과와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악원 지휘과를 졸업한 클래식 음악인. 그러나 1970년대 후반부터 '공간 사랑'에서 무용가 공옥진, 사물놀이 김덕수, 타악기 김태환, 섹소폰 강태환, 연출가 강영걸, 장수동 씨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인들과 함께 교류하면서 창작오페라를 꿈꿔왔다. 또한 2004년 국립국악원에 창작국악관현악단을 창설하고 지휘를 맡은 이색 경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창작오페라의 즐거움이자 애로사항은 생존해 있는 작곡가와 함께 작업을 한다는 점. 악보를 끊임없이 수정 보완하는 과정에서 지휘자와 작곡가와의 신경전은 대단하다.

"심지어 내일이 공연인 데 오늘까지 작곡가가 곡을 쓰고 있는 경우도 있어요. 연습도 한 번 못해보고 막을 올리기도 하지요. 우리 창작오페라가 그동안 수많은 해외진출을 했다가 실패한 이유는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음악의 품격이 떨어졌기 때문이지요."

그는 올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초연을 했던 오페라 '천생연분'에도 기존 서양오케스트라 외에 대금, 피리, 가야금, 장고, 거문고, 해금 같은 국악기를 사용했다. 이번엔 젊은 연극연출가 양정웅 씨의 현대적 연출과 수정 보완된 음악으로 무대에 올려진다.

"세계의 유명 오페라도 수십, 수백 번의 수정작업을 거쳐 오늘에 이른 거예요. 1회용 이벤트 식으로 창작오페라를 올려선 안됩니다. '천생연분'은 이미 수차례 무대화 된 적이 있는 만큼 꾸준히 무대에 올려졌으면 합니다." 1만~12만원. 02-586-5282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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