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회심곡’ 음미하면 이게 孝구나 느껴요

  • 입력 2006년 10월 2일 03시 02분


추석을 맞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효’를 주제로 함께 공연하는 국악인 김영임(왼쪽) 씨와 탤런트 전원주 씨. 이훈구 기자
추석을 맞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효’를 주제로 함께 공연하는 국악인 김영임(왼쪽) 씨와 탤런트 전원주 씨. 이훈구 기자
《매년 어버이날 무렵이면 서울과 지방에서 인기를 모았던 경기 명창 김영임(50) 씨의 ‘효(孝)콘서트’가 올해는 추석 무대에 오른다.

‘한가위 김영임의 효 대공연’. 서울에서는 2년 만의 공연이다.

일종의 국악뮤지컬 형식인 이 공연에서 김 씨는 극중 해설자 역할에 해당하는 도창(導唱)을 맡고, 연기는 국악뮤지컬 배우와 경기 명창들이 맡는다.

탤런트 전원주(67) 씨도 특별 출연한다.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국악인으로 꼽히는 김 씨와 푸근한 웃음의 탤런트 전 씨가 만났다.》

―4년 만에 두 분이 함께 서는 무대인데….

“2002년 김영임 씨의 ‘효 콘서트’에 출연했고 이번이 두 번째예요. (김 씨가 옆에서 ‘전 선생님이 너무 바쁘신데 시간을 내주셨다’고 말하자) 아니 세종문화회관의 3000석 대극장에 아무나 서나. 얼마나 영광이야. 내가 이번에 영임 씨 남편(코미디언 이상해 씨)과 부부로 출연하는데 공연의 양념 역할이에요. 진짜 부인은 영임 씨지만 무대에서는 우리가 부부로 척척 호흡이 맞지 뭐야. 호호호∼.” (전 씨)

김 씨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회심곡’을 토대로 한 이번 ‘효 대공연’은 총 3부로 구성된다. 김 씨는 “예전엔 100명 정도가 참가했는데 올해는 150명도 넘어 규모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음악은 국악관현악단이 맡았고 무용은 김말애무용단이 출연한다.

‘회심곡’은 사람이 나서 죽기까지 일생을 돌아보고 뉘우치는 내용을 담은 경기민요. 인생의 덧없음과 부모의 하늘같은 은혜를 일깨우며 착하게 살 것을 권하는 내용. 김 씨는 1974년 ‘회심곡’을 녹음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고 이후 회심곡은 그의 대표곡이 됐다. 그는 1995년부터는 매년 회심곡 등 효를 소재로 한 공연을 펼쳐 왔다.

―매년 효를 주제로 한 공연을 해 오셨는데 실제 생활에서도 효녀신가요?

“효도를 부르짖으면서도 효도를 제대로 못한 것 같아요. 친정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는데 살아계실 때 용돈이라도 드리면 절대 당신을 위해서 쓰시지 않고 꼭 저 먹이려고 맛있는 반찬을 사시곤 했죠. 무대에서 ‘회심곡’을 부를 때마다 공연장에 와 계신 어르신들께 못다한 효도를 한다는 심정이 됩니다. ‘회심곡’을 한 번 두 번 부를 때마다 제가 철이 드는 것 같고. 어릴 때 뭘 모르고 ‘회심곡’을 녹음할 때와 지금은 느낌이 확실히 달라요.” (김 씨)

김 씨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쓰디쓴 것은 어머님이 잡수시고 다디단 것은 아기를 먹인다”는 대목. 또 “(나이 들어 허리가 굽어서) 무릎이 귀 뒤로 넘어간다는 대목도 나이가 들수록 점점 와 닿는다”고 한다.

전 씨는 “연습할 때 김영임 씨가 ‘회심곡’ 부르는 걸 들어보면 소리가 어찌나 낭랑하고 절절한지 가슴에서 뜨거운 게 울컥 올라오는 것 같다”고 했다.

―어떤 효도를 받고 싶으세요?

“자주 찾아 주는 거죠, 뭐. 나이 들면 자식과 손자가 자꾸 보고 싶어져요. 근데 애들 학원 보내야 한다 뭐다 하면서 바쁘다고 잘 못 오더라고.”(전 씨)

“저는 애들이 둘 다 외국에 나가 있어서 그런지 아프지 말고 항상 건강한 게 제일 큰 효도 같아요.”(김 씨)

이어 두 사람은 “아이들에게 효도하라는 책을 억지로 읽히기보다 이런 공연 같이 보고 회심곡 가사를 음미하며 함께 울고 웃다 보면 저절로 느끼는 바가 더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7, 8일 오후 3시, 6시 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6만6000∼9만9000원. 02-548-4480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