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김영임의 효 대공연’. 서울에서는 2년 만의 공연이다.
일종의 국악뮤지컬 형식인 이 공연에서 김 씨는 극중 해설자 역할에 해당하는 도창(導唱)을 맡고, 연기는 국악뮤지컬 배우와 경기 명창들이 맡는다.
탤런트 전원주(67) 씨도 특별 출연한다.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국악인으로 꼽히는 김 씨와 푸근한 웃음의 탤런트 전 씨가 만났다.》
―4년 만에 두 분이 함께 서는 무대인데….
“2002년 김영임 씨의 ‘효 콘서트’에 출연했고 이번이 두 번째예요. (김 씨가 옆에서 ‘전 선생님이 너무 바쁘신데 시간을 내주셨다’고 말하자) 아니 세종문화회관의 3000석 대극장에 아무나 서나. 얼마나 영광이야. 내가 이번에 영임 씨 남편(코미디언 이상해 씨)과 부부로 출연하는데 공연의 양념 역할이에요. 진짜 부인은 영임 씨지만 무대에서는 우리가 부부로 척척 호흡이 맞지 뭐야. 호호호∼.” (전 씨)
김 씨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회심곡’을 토대로 한 이번 ‘효 대공연’은 총 3부로 구성된다. 김 씨는 “예전엔 100명 정도가 참가했는데 올해는 150명도 넘어 규모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음악은 국악관현악단이 맡았고 무용은 김말애무용단이 출연한다.
‘회심곡’은 사람이 나서 죽기까지 일생을 돌아보고 뉘우치는 내용을 담은 경기민요. 인생의 덧없음과 부모의 하늘같은 은혜를 일깨우며 착하게 살 것을 권하는 내용. 김 씨는 1974년 ‘회심곡’을 녹음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고 이후 회심곡은 그의 대표곡이 됐다. 그는 1995년부터는 매년 회심곡 등 효를 소재로 한 공연을 펼쳐 왔다.
―매년 효를 주제로 한 공연을 해 오셨는데 실제 생활에서도 효녀신가요?
김 씨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쓰디쓴 것은 어머님이 잡수시고 다디단 것은 아기를 먹인다”는 대목. 또 “(나이 들어 허리가 굽어서) 무릎이 귀 뒤로 넘어간다는 대목도 나이가 들수록 점점 와 닿는다”고 한다.
전 씨는 “연습할 때 김영임 씨가 ‘회심곡’ 부르는 걸 들어보면 소리가 어찌나 낭랑하고 절절한지 가슴에서 뜨거운 게 울컥 올라오는 것 같다”고 했다.
―어떤 효도를 받고 싶으세요?
“자주 찾아 주는 거죠, 뭐. 나이 들면 자식과 손자가 자꾸 보고 싶어져요. 근데 애들 학원 보내야 한다 뭐다 하면서 바쁘다고 잘 못 오더라고.”(전 씨)
“저는 애들이 둘 다 외국에 나가 있어서 그런지 아프지 말고 항상 건강한 게 제일 큰 효도 같아요.”(김 씨)
이어 두 사람은 “아이들에게 효도하라는 책을 억지로 읽히기보다 이런 공연 같이 보고 회심곡 가사를 음미하며 함께 울고 웃다 보면 저절로 느끼는 바가 더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7, 8일 오후 3시, 6시 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6만6000∼9만9000원. 02-548-4480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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