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감에 가슴이 벅찬 라디오 생방송이 제일 좋아요”
12일 KBS2 FM라디오 ‘황정민의 FM대행진’(매일 오전 7시)의 진행 8주년을 맞은 황정민 아나운서(35)의 라디오 예찬론이다.
“라디오는 ‘열심히 해야지’라고 마음먹지 않는데도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몰입해요. 추석 연휴에 영화 ‘라디오 스타’를 봤는데 박중훈 씨가 연기하는 진행자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TV와 달리 애청자들과의 끈끈한 정이 느껴지는 매체입니다.”
황 아나운서는 이 프로그램을 맡은 뒤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규칙적인 생활을 한 덕분에 종일 상쾌한 느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이 끝난 뒤 수영과 요가로 건강을 다진다.
“1993년 입사해 아나운서 생활이 13년째예요. 진행 방식이나 이미지를 확 바꿔보라는 말도 많이 듣지만 시청자에게 익숙한 진행자로, 그러면서 조금씩 변하는 황정민을 보여주고 싶어요”
○ ‘모유수유’ 발언 “그저 유머일 뿐”
그녀는 틈만 나면 ‘황정민의…’를 만드는 연출자나 작가들과 함께 공연을 보고 식사를 하며 가족처럼 지낸다.
“공통적인 화제와 경험을 나누며 프로그램에 대해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해요. 연극을 보다가 ‘저 대사를 우리 코너에 넣어보자’거나 콘서트에 가서 들어보고 좋았던 음악을 틀자는 얘기도 하고요.”
톡톡 튀는 진행이 매력이라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그로 인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엔 라디오 생방송 도중 모유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가 “(아기가) 아빠와 같이 써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죠”라고 말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저 유머일 뿐입니다. 청취자들의 생각이 각각 다른데 모든 사람의 귀에 거슬리지 않도록 방송하긴 어렵죠. 전 ‘착한 방송’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아침 출근길 청취자들을 상쾌하게 해주는 게 자신의 역할이므로 가끔 돌발적이지만 폭소를 터뜨릴 농담도 필요하다고. 그녀는 서울 여의도 KBS 본관 건너편 여의도 공원에서 인터뷰를 하는 도중 파리가 날아오자 맨손으로 잡을 정도로 ‘용감’했다.
○ 후배들 섹시화보 “뭐가 야하죠?”
최근 논란이 된 아나운서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나 미인대회 출전에 대한 견해를 묻자 “방송사에 소속된 직원으로 말하기 곤란하다”면서도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후배들이 ‘섹시 화보’를 찍어 논란이라고 해서 찾아 봤는데 제 눈엔 ‘이게 왜 야한가’ 싶더라고요. 아나운서라고 해서 진행자만 해야 한다는 잣대를 들이대고 싶지 않습니다. 저마다 다른 개성과 장점을 잘 살리면 좋다고 봐요.”
그는 진행 8주년을 기념한 공개 방송을 11일 오후 녹음했다. 가수 이승철 ‘거북이’ 등이 축하 인사를 비롯해 라이브 무대를 펼친 이 프로그램은 12일 방송된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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