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으로서 가족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나.’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제대로 일에 집중하고 있을까.’
경제학의 연구영역이 확대되고 있다지만 이런 일까지 경제학자들이 연구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경제학이나 경영학보다는 심리학에 더 어울릴 법하다. 관심과 경제학의 조합은 그래서 낯설어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은 관심이라는 분석 대상에 경제학이란 도구를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한다. 예컨대 관심이라는 재화에 대해 수요공급의 법칙을 적용해 보면 어떻게 될까. ‘정보비만과 관심 결핍의 시대를 사는 새로운 관점’이라는 부제에서 나타나듯이 현대인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정보기술과 미디어의 발달로 정보의 공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소비자들의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며 그로 인해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e메일과 음성메시지를 미처 확인도 못하기 일쑤다. 그걸 일일이 점검하려다간 정작 다른 중요한 일을 놓쳐 버려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관심을 가져 달라는 정보는 한정 없이 늘어나는데 ‘줄 수 있는 관심’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들은 ‘관심’이라는 관점에서 이러한 현상들을 바라보고 관심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경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으로는 관심이 자본 노동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으니 이른바 ‘관심관리’ ‘관심경영’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정보 시대에 성공하려면 관심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이라면 정보를 집중하고 관계없는 정보는 제외시키는 능력을 우선적으로 키워야 하고, 기업은 직원들의 관심이 업무에 집중되도록 하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기업이 직원들의 e메일이나 웹 사용 등 컴퓨터 작업을 검사하거나 일하는 모습을 비디오카메라에 담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생활 침해 논란과 함께 직원들이 반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관심관리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걸 예상케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관심경제학이라기보다 관심경영학이나 관심심리학에 더 가까운 점도 있다. 미디어이론이나 광고학, 정보경제학 등의 분야와 겹치는 면도 없지 않다. 그렇더라도 경영컨설팅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저자들인지라 비즈니스 현장의 경영인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독자들이 기업조직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 관심이라는 관점에서 해결책을 모색해 볼 필요를 느꼈다면 이 책은 관심관리에 성공한 셈이리라.
박영균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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