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청준“뇌성벽력의 감동”…내일부터 옥산 김옥진 회고전

  • 입력 2006년 10월 16일 02시 58분


김옥진 작 ‘천보구여’. 사진 제공 서울갤러리
김옥진 작 ‘천보구여’. 사진 제공 서울갤러리
옥산 김옥진(沃山 金玉振·79) 화백은 의재 허백련(毅齋 許百鍊·1891∼1977)의 수제자로 한국 수묵화의 예맥을 이어온 원로 작가다. 20대 초반에 의재 문하에 들어간 뒤 60여 년간 한국 회화의 전통을 이으며 산수(山水)에 대한 심상(心象·마음에 떠오른 이미지)을 현대적인 시도로 담아왔다.

17∼2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서울갤러리에서 마련되는 옥산 회고전은 작가가 일생을 바친 작품의 일대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이 행사는 동아일보가 1972년 청전 이상범 유작전 이후 24회째 마련해 온 한국 대표작가 회고전 중 하나다.

전시에는 최근 작품 ‘춘광’ ‘청류격단’ ‘울돌목 소용돌이’를 비롯해 70여 점을 선보인다. ‘울돌목 소용돌이’는 산수화의 새로운 해석을 시도해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울돌목 소견’(1978, 79년) 연작과 닮았다.

작가 이청준은 ‘울돌목 소견’에 대해 “그 앞에 섰을 때의 뇌성벽력같은 감동과 충격을 잊을 수 없다”며 “우리 필묵법에 저런 장쾌한 힘과 숭엄한 기상이 담길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회고전의 전시작 중 산수와 십장생을 그린 ‘천보구여’도 최근작으로 대표작에 버금간다는 평을 듣는다. 그의 제자들은 최근 그림에서 1990년대 초반과 다름없는 선생의 필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작들은 돌을 갈아 만든 암채를 많이 사용해 질감을 자연에 가깝게 한 점도 특징이다.

옥산은 “한때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회고전을 준비하면서 몸이 많이 좋아졌다”며 “산수화를 탐구하면 할수록 나의 어리석음과 졸속함을 개탄하며 화업의 어려움을 느낀다. 운의(韻意)와 격조(格調)가 있어야 하는 산수화는 인생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02-2000-9753

허 엽 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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