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憂鬱症(우울증)’은 ‘근심이 많아서 생긴 울적한 증세’이다. ‘症’은 ‘병의 증세’라는 말이다. ‘憂患(우환)’은 ‘근심과 걱정’이라는 말인데, ‘집안에 憂患이 있다’라고 하는 경우에는 ‘병 때문에 생긴 근심과 걱정’을 나타낸다. ‘患’은 ‘걱정, 재난, 병’을 뜻한다. ‘懼’는 ‘두려워하다’라는 뜻이다.
‘疑懼心(의구심)’은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의미를 합치면 ‘不憂不懼’는 ‘걱정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는 뜻이 된다. 군자는 이러한 마음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이러한 자세를 가질 수 있는가?
‘不憂不懼’라는 말 뒤에는 ‘內省不구(내성불구), 夫何憂何懼(부하우하구)?’라는 말이 나온다. ‘內’는 ‘안, 내면’이라는 뜻이고, ‘省’은 ‘살펴보다’라는 뜻이며, ‘何’는 ‘무엇’이라는 뜻이므로 이는 ‘자기의 내면을 돌아보아 잘못이 없으면,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라는 말이 된다. 물론 사람이 잘못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러나 알면서도 저지르는 잘못을 최대한 줄이라는 것이 공자의 생각이다. 이 말에 따르면,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걱정이나 불안은 대부분 자신의 문제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공자는 이처럼 자신의 수양을 강조했다.
허 성 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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