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7>周

  • 입력 2006년 10월 20일 03시 04분


코멘트
‘周(주)’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갑골문의 ‘周’는 네모난 옥을 쪼아서 만든 무늬를 의미한다. 이 경우 사방의 선은 둘레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周’에는 ‘둘레, 주위’라는 뜻이 있다. ‘圓周(원주)’는 ‘원의 둘레’라는 뜻이다. ‘파이(π)’라고 하는 ‘圓周率(원주율)’은 ‘圓周’를 지름으로 나눈 것이다. ‘둘레’라는 의미로부터 ‘둘레를 돌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一周(일주)’는 ‘한 번 돌다’라는 말이다. 어떤 지역을 ‘一周했다’고 하는 경우에 사용한다. ‘둘레를 돌다’라는 것은 곧 ‘한 곳도 빼놓지 않고 도는 행위’를 의미하므로 이로부터 ‘두루, 골고루’라는 의미가 나왔다. ‘여러분이 周知(주지)하다시피’라는 말은 ‘여러분이 두루 알다시피’라는 뜻인데, 이 경우의 ‘周’가 바로 ‘두루, 골고루’라는 뜻이다.

‘用意周到(용의주도)’는 ‘마음을 쓰는 것이 골고루 미치다’라는 뜻이다. ‘用’은 ‘쓰다’, ‘意’는 ‘뜻, 마음’, ‘到’는 ‘도달하다, 미치다’라는 뜻이다. ‘둘레를 돌다’라는 의미로부터 ‘두르다, 에워싸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周圍(주위)’는 ‘어떤 것을 둘러싼 바깥 둘레’, 즉 ‘주변’이라는 뜻이다. 이 경우 ‘周’는 ‘에워싸다’라는 뜻이며, ‘圍’는 ‘둘레’라는 뜻이다. ‘둘레를 돌다’라는 의미로부터 ‘돌다, 일정한 사이를 한 바퀴 돌다’라는 의미가 나왔다.

‘周波(주파)’는 ‘파동이 한번 순환하는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수가 ‘周波數(주파수)’, 즉 사이클(cycle)이다. 옛날에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의 둘레에 연못을 파놓았는데, 이러한 연못을 ‘周池(주지)’라고 한다. ‘周波’와 ‘周池’의 ‘周’는 ‘한 바퀴 돌다’라는 뜻이다. ‘둘레를 돌다, 두루, 골고루’라는 의미가 마음에 투영되면서 ‘마음씨가 두루 미치다’라는 의미가 나왔다. ‘周旋(주선)’은 ‘마음씨가 두루 미쳐 일이 잘 돌아가게 하다’라는 뜻인데, 이 경우의 ‘周’는 ‘마음씨가 두루 미치다’라는 뜻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