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 보면 사회의 낙오자죠. 내 자신이 당당하고 떳떳하더라도 상대가 그렇게 보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심경을 토로한 사람은 부패방지법에 의해 보호받도록 되어 있는 공익제보자다. 법도 마련됐고 공익제보의 중요성을 우리는 ‘머리’로 알고 있지만, 정작 공익제보자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과 경제 사회적 위협에 직면하는 경우가 더 많다.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아닌 건 아니라고’ 말했을 뿐인데, 집단은 그들에게 가혹 행위를 하며 ‘낙오자’로 낙인찍기 일쑤다.
이 책은 보건학자인 저자가 1995년부터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서 지원활동을 하면서 만난 공익제보자 중 사례 소개를 허락한 9명을 심층 면담한 기록이다. 한 명은 병고로 세상을 떴고 또 한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다른 6명은 자살의 유혹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들을 가장 크게 좌절시킨 것은 사회 구성원의 차가운 눈길이었다. 제보의 동기, 따돌림의 이유 모두 ‘공동체’였다. 바람직한 공동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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