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가운데 박영훈 9단만이 타이틀 무대에 들락거리는 인물이다. 낯선 얼굴에는 신선함이 있다. 새로움에 대한 흥분과 조바심. 가을 가뭄 끝 단비를 맞은 듯 국수전 8강의 시작이 이러했다.
‘진드기’ 이희성 7단과 ‘꺽다리’ 윤혁 5단이 마주앉았다. 앉은키가 머리 하나의 차이가 난다. 백 4에 10분, 6에 8분, 흑 9에 12분, 백 10에 다시 10분…. 소비 시간이 이들의 의욕을 대변하고 있다.
우하귀 정석 과정에서 손을 빼고 흑 9로 발 빠르게 좌하귀를 차지하면 백 16까지, 실리 대 세력으로 갈라서게 된다. 몇 수 두지 않았는데 서로 갈 길이 정해졌다. 17, 흑은 이렇게 우변 백세를 견제하고 싶다. 참고도 흑 1로 굳히면 백은 2까지 벌릴 것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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