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 발표회'란 의미의 '쇼케이스'가 다양한 곳에서 열리고 있다. 본래 음악,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음악을 소개하는 자리였지만 이제 '팬미팅'의 개념이 도입돼 홍보를 극대화할 수 있으면 어디서나 열린다.
24일부터 6일간 서울 신사동 '아트 앤 드림' 갤러리에서는 사진작가 안웅철 씨의 사진전 '루마스 다이어리 인 런던-안웅철, 이루마를 만나다'가 열리고 있다. 해군에서 군복무 중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휴가를 내고 다음달 2일에 발매되는 그의 5집 앨범 '히스 모놀로그' 쇼케이스를 마련한 것. 앨범 재킷 등 20점을 선보인 사진전시장에서 23일 이루마는 5집 수록곡인 '셉템버 라이즈'와 히트곡 '키스 더 레인'을 연주했다.
탈북자 출신 여성 5인조 밴드 '달래음악단'은 다음달 16일 건국대 새천년홀에서 '청소년 북한문화체험' 쇼케이스를 연다. 중고생 100명을 초청해 이들에게 데뷔곡 '멋쟁이' 외에 북한 민요와 노래를 들려주고 북한문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2월 이효리가 사이판에서 새 앨범을 발표한 것을 비롯해 쇼케이스는 갈수록 화려하게 진화하고 있다. 얼마 전 '동방신기'와 비가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잇달아 연 쇼케이스는 각각 4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대형 프로젝트였다.
이같은 현상은 더 많은 팬들을 확보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언론홍보를 위한 기획사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장기 불황을 맞고 있는 음반시장에서 가수들의 자구책일수도 있다. 덕분에 팬들은 방송에서 볼 수 없는 가수의 다양한 모습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가수와 기획사가 어떻게든 튀어보려고 '외형'에만 신경 쓸 때 쇼케이스는 음악이 없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뿐이다. "쇼케이스의 취지는 어디까지나 새 음악을 선보이는 데 있다"(음악평론가 박은석 씨)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야할 때다.
김범석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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