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인 환상인듯 현실인듯… 초현실주의자 만 레이 사진전

  • 입력 2006년 10월 30일 03시 00분


만 레이의 ‘키키 오달리스크’. ⓒ Man Ray Trust/ADAGP, Paris-SACK, Seoul, 2006
만 레이의 ‘키키 오달리스크’. ⓒ Man Ray Trust/ADAGP, Paris-SACK, Seoul, 2006
미국 출신의 만 레이(1890∼1976)는 1920∼30년대 전통 미학을 부정한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운동을 펼친 예술가. 사진 회화 조각 영화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활동한 그는 ‘레이오그램’(렌즈를 사용하지 않고 인화지에 오브제를 올린 뒤 빛을 비춰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이라는 기법으로 전위적인 사진을 선보이기도 했다.

레이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김영섭사진화랑은 11월 4일∼12월 6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만 레이 특별전 및 세계 사진 역사전’을 연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레이의 작품은 120점. 무의식의 세계에서 환기되는 초현실적인 이미지가 그가 찍은 작품들의 특징이다. 사진의 화학적 물리적 특성을 통해 환상적이면서 유동적인 리듬을 자아냈다.

전시작은 ‘키키 오달리스크’(1925년) ‘자살’(1929년) ‘베일에 가려진 에로틱’(1933년) 등으로 레이가 새로운 미학 실험에 몰두할 때 심혈을 기울인 대표작들이다. 전시작 중 10여 점은 ‘빈티지 프린트’(촬영 3년 이내에 인화한 것)로서 희귀 작품들이다.

‘키키 오달리스크’는 피부의 질감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모델 키키의 관능미를 농후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초현실주의 예술 사진의 백미로 손꼽힌다. 이 사진은 일본의 한 수집가가 소장하고 있으며 2억 원을 웃돈다.

‘세계 사진 역사전’은 ‘나다르에서 브레송까지-1850년부터 2000년까지 근대 사진을 중심으로’라는 부제로 65명의 거장이 찍은 사진 450여 점을 선보인다. 1858년 세계 최초로 공중 촬영을 한 나다르를 비롯해 에티엔 카르자와 피에르 페티트가 각각 촬영한 시인 보들레르와 음악가 바그너의 초상화, 에드워드 머이브리지의 ‘사람의 움직임’ 등 사진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바그너의 사진은 140여 년된 사진으로 1억 원을 호가한다.

입장료는 6000원(어린이) 8000원(청소년) 1만 원(성인). 02-733-6331∼2

허엽 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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