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은 ‘굳세다, 세차다, 힘쓰다’라는 뜻이다. ‘强力(강력)’은 ‘굳센 힘’이라는 뜻이고, ‘强兵(강병)’은 ‘굳센 병사’라는 뜻이다. ‘굳세다, 세차다, 힘쓰다’라는 뜻으로부터 ‘억지로’라는 뜻이 생겼다. ‘强制(강제)’는 ‘억지로 제한하다’라는 뜻이고, ‘强奪(강탈)’은 ‘억지로 빼앗다’라는 뜻이다.
‘辯’은 원래 ‘말하다’라는 뜻이다. ‘論辯(논변)’은 ‘논리를 펴서 말하다’라는 뜻이다. ‘말하다’라는 의미로부터 ‘말을 잘하다’라는 의미가 나왔고, 이로부터 ‘교묘하게 말하다’라는 의미가 나왔다. ‘口辯(구변)’은 ‘입으로 말을 교묘하게 잘하다’라는 뜻인데, 보통 ‘그 사람은 口辯이 좋다’와 같이 사용된다. 칭찬하는 말이 아니라 은근히 비난하는 말이다.
‘飾’은 ‘꾸미다, 속이다’라는 뜻이다. ‘裝飾(장식)’은 ‘꾸미다’라는 뜻이며, ‘假飾(가식)’은 ‘거짓으로 꾸미다’라는 뜻이다. ‘裝’은 ‘꾸미다’라는 뜻이고, ‘假’는 ‘거짓’이라는 뜻이다. ‘非’는 ‘거짓, 나쁘다’라는 뜻이다. ‘是非(시비)’는 ‘옳음과 거짓’이라는 말이고, ‘非行(비행)’은 ‘나쁜 행위’라는 말이다. 정리하면 ‘强辯飾非’는 ‘억지로 말을 교묘하게 하여 거짓을 꾸미다’라는 말이 된다. 사회적 약자가 ‘强辯飾非’하면 농담이 되지만 사회적 강자가 이런 말을 하면 나라가 혼란에 빠진다. 국민은 눈을 부릅뜨고 ‘强辯飾非’인가 아닌가를 판단해야 한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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