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거기, 어머니 품속 같은… ‘나만의 공간’

  • 입력 2006년 11월 11일 03시 00분


◇나만의 공간/황인숙 등 지음/236쪽·1만 원·개마고원

슬플 때, 힘들 때 찾아가는 나만의 공간. 누구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이곳을 11명의 사람이 열어 보였다. 황인숙 진중권 공선옥…. 잘 알려진 이들의 내밀한 공간에 대한 사연을 읽다 보면, 비밀 얘기를 듣는 것 같은 기분이다.

만화가 이우일 씨에게는 재미있는 얘기를 듣고 신기한 물건을 만져볼 수 있었던, 막내고모에게 물려받은 방이 ‘나만의 공간’. 나무상자에 만화책을 가득 넣고선 자물쇠를 채웠다. 그 방에서 혼자 술도 배웠다. 그를 키워준 방이었다.

소설가 김연수 씨에게 ‘나만의 공간’은 기이하게도 ‘모두의’ 공간이다. 역과 공항. 소년은 역을 오가는 타지 사람들을 훔쳐보면서 넓은 세상을 꿈꿨다. 그는 이제 어른이 돼 공항에 서 있다. 작가가 된 그는 다른 곳에 속한 사람들이 한순간 모이는 공간에서 문학적 감성을 얻는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추억을 비밀의 공간으로 삼고(시인 김정환), 어떤 사람은 온갖 감정이 오가는 마음을 특별한 공간으로 생각한다(변호사 강금실). 그 공간에 품어둔 ‘나만의 이야기’를 만나는 기쁨이 무엇보다 크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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