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의 대표작인 ‘서푼짜리 오페라’가 15일 막을 올린다. 올해 브레히트 서거 50주년을 맞아 봇물처럼 쏟아진 브레히트 작품 중 팬들의 관심을 많이 끄는 연극 중 하나다.
이번 공연은 브레히트가 창단한 독일의 대표적인 명문 극단인 ‘베를린 앙상블’ 출신의 연출가 홀거 테슈케가 한국 배우 및 스태프와 공동 작업을 벌인다.
홀거 테슈케는 베를린 앙상블의 예술감독을 지냈으며 1998년 베르히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베를린 앙상블에서 연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푼짜리 오페라’는 영국 존 게이의 ‘거지 오페라’(1728년)를 토대로 한 작품으로 1928년 런던에서 초연됐다. 사회주의적 성향 때문에 한 때 국내에서 금지됐던 브레히트의 작품들이 해금되면서 1988년 제일 먼저 소개된 것도 바로 ‘서푼짜리 오페라’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라이브 음악 연주가 있어야 하는 등 제작상의 어려움 때문에 무대에 자주 오르지는 않았다.
이 작품은 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했으나 테슈케는 이번 무대에서 말 대신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등장시키는 등 시간적 배경을 현대로 옮겨왔다. 걸인이 사람들의 동정심을 더 유발할 수 있도록 의족을 빌려주고 돈을 챙기는 악덕 사업가, 창녀를 착취하는 포주, 검은 세력과 손잡은 부패 경찰 등이 등장하는 이 작품을 통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판하고 조롱한다.
이 작품에서는 브레히트의 다른 대표작인 ‘억척어멈과 자식들’에서처럼 음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국내 공연에서는 피아노, 바이올린, 색소폰, 기타 등으로 구성된 10인조 밴드가 연주를 맡는다. 휴식 없이 2시간 공연. 12월 3일까지. 화∼금 7시 반, 토 3시 7시 반, 일 3시.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1만5000∼3만 원. 02-580-1300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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