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겨울코트, ‘너’ 없이 겨울나려니~ ㅠ ㅠ

  • 입력 2006년 11월 18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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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 트위드 코트 79만5000원
마인 트위드 코트 79만5000원
사진 제공 DHC
사진 제공 DHC
《‘오늘 아침 온도는 0도 안팎으로 춥겠습니다. 특히 바람이 세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것으로 보이니 옷차림에 주의하시고….’

아침마다 옷장 앞에서 서성인다. 날씨가 춥다는데 마땅히 입을 게 보이질 않는다. 한숨만 나온다.

“저기 저 코트는 뭐야?”

보다 못해 옆에서 한소리 한다. 정말 여자 마음을 모르는 질문이다. 거리는 온통 ‘볼륨’과 ‘브리티시’ 열풍으로 가득한데 보풀이 잔뜩 달린 저 코트를 또 입고 나가라니. 게다가 올겨울 패션 키워드는 ‘귀족’이 아닌가.

안 되겠다. 밥을 굶는 한이 있더라도 겨울코트 한 벌은 마련해야겠다. 예쁜 코트 한 벌이면 안에 운동복을 입어도 고급스러워 보일 게다. 무이자 3개월 할부로 사고, 그 대신 다음 달에 아무것도 안 사면 된다. 커피도 자판기에서만 뽑아 먹지 뭐.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백화점으로 향했다. 브랜드가 제일 많은 롯데백화점 본점으로.》

○ 90만 원 이상

올해 코트 값은 눈물이 날 정도로 비싸다. MP3플레이어 세 개는 살 수 있는 90만 원대. 예쁘다고 찍는 옷마다 그렇다.

“올해는 알파카, 라마베이비 털 등 고급 소재가 유행이에요.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면서 고급 소재에 깔끔한 A라인, 고급스러운 디테일이 특징이죠.”

쇼핑 안내에 나선 롯데백화점 트렌드 캐주얼 담당 손을경 바이어가 말했다.

요즘 부쩍 잘 팔린다는 국내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 ‘미샤’. 칠분 볼륨 소매의 A라인 라마베이비 코트(사진)가 98만8000원. 직원은 라마베이비 털 100%치고는 ‘저렴한 편’이라고 강조한다. 유행색인 검은색이 잘 나간다고 한다. 소재가 워낙 고급이라 오래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 브랜드가 100만 원이면 수입 브랜드는 어떨까. 프랑스 디자이너 ‘바네사 브루노’의 매장. 니트 느낌이 나는 핑크빛이 도는 아이보리 코트가 눈길을 끌었다. 값은 91만3000원. 트렌디하지만 고급 소재의 느낌이 안 나는 게 흠.

○ 60만∼80만 원

트위드 코트는 알파카나 라마 코트보다는 가격이 낮은 편. 색깔이 다양해 화려하고 청바지와 정장 모두에 잘 어울린다. 그러나 1월까지 입기는 무리. 추위를 견디기엔 좀 모자라 보인다.

손 바이어의 추천에 따라 트위드 코트가 제일 예쁘게 나왔다는 ‘마인’ 매장으로 갔다. 긴 A라인 트위드 코트에 스키니 코르덴 바지를 매치한 센스가 돋보였다. 디자인은 착하지만 가격은 슬프다. 79만5000원.

“좀 더 싼 건 없나요?”

반코트를 들이댄다. 울 소재로 된 재킷 같은 모직코트다. 추운 11월에 알맞은 재킷 코트. 미샤에서 본 아이보리 재킷 코트가 69만8000원.

올가을에 새로 생겼다는 ‘레이크 그로브’라는 매장에도 들어가 봤다. 브리티시 필이 강하게 느껴지는 자줏빛 체크무늬 코트가 64만9000원. 검은색 폴라 티, 니트 모자, 부츠를 매치하고 살랑살랑 걷는 모습이 상상돼 심히 괴로웠다.

○ 20만∼50만 원

브리티시 필을 받은 김에 ‘해지스’ 매장에 들렀다. 영국풍 캐주얼을 표방하는 브랜드다. 알파카가 섞인 녹색 체크무늬 코트가 45만8000원. 레깅스 패션이 잘 어울리는 프랑스 브랜드 ‘마쥬’에선 회색 니트에 망토처럼 걸칠 수 있는 짧은 반코트(사진)가 눈에 띄었다. 헐렁한 소매 덕분에 팔뚝 살을 숨길 수 있는 예쁜 망토코트가 32만9000원.

백화점 쇼핑의 재미는 기획행사에 있지 않을까. 기본 디자인의 벨트가 달린 ‘아니베 F’ 알파카 코트가 24만8000원에 나왔다. 다만 알파카가 35%밖에 없다는 게 흠.

그래도 가격대비 디자인과 색깔(바이올렛이 섞인 블루)이 훌륭하다. 소재도 꽤 고급스러운 편.

두 시간 동안이나 쇼핑을 도와준 손 바이어는 “행사 매장 제품은 언제든 입어도 되는 기본 스타일이 많다”면서 “정상 브랜드 매장에서는 트렌디하고 독특한 디테일의 제품을 고급 소재인지를 살펴 구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 3만∼8만 원대도 있어요

백화점에서 최신 트렌드를 실컷 감상한 뒤 인터넷쇼핑몰 G마켓에 들어가 봤다. 어떻게 이렇게 큰 가격 차가? 3만∼8만 원대 코트들이 즐비했다.

짧은 망토형 코트(사진)가 3만9800원, 볼륨스타일 롱코트가 5만4800원이다. 다만 실제 소재가 얼마나 고급스러운지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 미심쩍긴 하다. 이럴 땐 상품사용 후기를 보고 마음을 정하는 게 좋다.

겨울 미인은 ‘물’을 좋아해

화장이 들뜬다. 머리가 푸석푸석하다. 입술이 튼다. 며칠 부엌 일만 한 듯 손등이 거칠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 피부도 계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땀과 피지로 번들거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바싹 마른 나무토막처럼 거칠어지는 피부를 고민해야 한다.

화장품 업체들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는 ‘보습 화장품’을 일찌감치 내놓았다.

작년 겨울에 쓰던 걸 그대로 쓰면 좋겠건만 화장품 회사들이 대목을 포기할 리 없다. ‘얄밉게도’ 저마다 새로운 성분을 넣어 예뻐지고 싶은 여인의 마음을 유혹한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로열젤리에 보석까지 온갖 성분이 화장품에 들어간 게 특징.

▽로열젤리=프랑스 화장품 랑콤이 한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스킨케어 라인 ‘뉴트릭스 로얄’이 대표적. 옛 여인들이 피부가 건조할 때 꿀을 발랐던 것에 착안했다고 한다.

‘로열 리피디움’이라는 신기술로 피부 깊숙이 영양을 공급하고 피부 결을 촉촉하게 유지해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비타민 C와 헤이즐넛 추출물 등의 성분도 들어 있다고.

휴그린 한의원 김미선 원장은 “피부가 건조하면 미세 주름이 많이 생겨 나이보다 늙어 보인다”면서 “로열젤리는 피부의 윤기를 되살려 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프리미엄 식용유 돌풍을 일으켰던 올리브. 화장품 업계에서도 인기 성분이다. 올리브 오일에 있는 천연 비타민과 항산화 물질이 피부를 건강하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키엘은 올리브로 ‘머리에 바르는 화장품’을 만들었다. 올리브, 아보카도 등의 천연성분을 넣어 푸석푸석한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는 ‘올리브 프롯 오일 헤어케어라인’을 내놓은 것.

키엘 미국 본사의 글로벌제품개발 담당 단시아 보사드 씨는 “올리브 프롯 오일은 수용성으로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두피 타입에 관계없이 손상된 모발에 좋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보석=요즘은 보석이 화장품 인기 성분으로 떠올랐다.

DHC는 천연석 토르말린을 초미립자로 만들어 고농도로 배합한 ‘토르마린 팩’을 내놓았다. 찬바람에 시달린 피부에 휴식을 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 토르말린은 원적외선 방출을 도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노화를 방지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굴에 바르는 다이아몬드’도 있다. 미세한 다이아몬드 가루가 얼굴의 각질을 제거해 줘 박피 효과가 있다고 한다.

드라메르의 ‘리파이닝 페이셜’은 발효된 바다 진흙과 다이아몬드 파우더가 표피를 얇게 벗겨내 피부를 깨끗하게 해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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