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집시 바이올리니스트 트로파노프-렌드바이 잇단 내한 공연

  • 입력 2006년 11월 22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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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들의 음악은 유럽의 클래식 음악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금도 프랑스의 지하철에서, 이탈리아 로마의 광장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광장에서 집시 음악은 유럽인들이 가장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월드 뮤직이다.

12월 초는 집시 바이올리니스트의 대가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는다. 세르게이 트로파노프(46)와 요제프 렌드바이(32). 둘 다 집시 음악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에도 정통한 연주자들이다. 공연에 앞서 두 사람을 e메일로 각각 인터뷰했다.

○트로파노프 “클래식보다 자유롭고 즉흥적”

“집시 음악과 클래식은 음악 해석의 자유나 순간적인 즉흥성에서 차이가 납니다. 집시 음악은 감정을 더 깊숙이 파고드는 매력이 있지요. 연주하는 동안 종종 황홀경에 빠지는데 마법에 빠진 듯한 분위기입니다.”(트로파노프)

구소련 몰도바 출신인 트로파노프는 다섯 살 때 집시 바이올린에 입문했으며 레드아미 오케스트라와 몰도바 국립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상임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했다. 그는 클래식 민속음악 뉴에이지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 낸다. ‘집시의 열정’ ‘집시의 여행’ ‘집시 바이올린’ 등 세 장의 음반(뮤주레코드)이 국내에서 발매돼 1만 장이 팔리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트로파노프는 “집시 음악은 처음에는 향수 어린 슬프고 비극적인 운율로 시작하다가 결국에는 환희와 격정이 가득한 리듬으로 끝을 맺는다”며 “집시들은 클래식이든, 탱고든, 민속음악이든 아름답다고 생각하면 그들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연주한다”고 말했다.

○렌드바이 “연주회가 식사처럼 편안하게”

헝가리 태생의 바이올리니스트 렌드바이는 집시 음악의 계보로는 트로파노프 아래이지만 실력은 그에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벨러 버르토크 음악원과 리스트 음악원을 다녔고,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을 사사하는 등 정통 클래식을 전공했다. 그는 1997년 티보 바르가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2005년에 발매한 ‘집시 바이올린’은 독일음반협회에서 클라시크 에코상을 받았다.

“집시는 이집트나 인도 북부에서 온 유랑민이라는 이야기가 많지요. 그러나 어디서 왔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아버지에게 ‘집시의 영혼’과 음악을 배웠습니다. 아버지는 할아버지에게서 배웠을 것이고, 저는 두 살 난 아들에게 바이올린 잡는 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렌드바이는 “집시 음악 연주를 통해 콘서트홀이 레스토랑처럼 편안해지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공연 정보: ▽세르게이 트로파노프=12월 9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1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몰도바’, 브람스 ‘헝가리 무곡’, ‘라 쿰파르시타 탱고’ 등. 3만3000∼8만8000원. 02-548-4480 ▽요제프 렌드바이=30일 오후 7시 반 포항시 문화예술회관, 12월 3일 오후 7시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비발디 ‘사계’, 림스키코르사코프 ‘왕벌의 비행’, 파가니니 ‘카프리치오’, ‘몰도비아의 춤곡’. 1만5000∼3만5000원. 02-3463-173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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