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을 바라보고 있으면 우리 민족만이 나타낼 수 있는 독특한 조형의 세계를 가슴속 깊이 느낄 수 있다. 입은 밖으로 말아 붙였고 모깎기(모가 지게 깎음)한 좁고 긴 목은 가운데 조금 아래쯤에서 약간 훌쭉하다. 어깨는 넉넉한 사면이고 되는 대로 쭉쭉 파내려간 듯한 골이 진 몸체는 밑에서 약간 벌어졌다. 모깎기한 늘씬한 목의 선 밑에 적당히 경사진 텅 빈 어깨와 그 밑에 자연스러운 골이 진 몸체. 이처럼 목과 어깨와 몸체에 조그마한 변화를 주었으면서도 서로가 잘 어우러져 준수하고도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경기 광주시 금사리 땅 밑 가마에서 시대가 만들어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한국의 조각일 것이다. (일민미술관 내년 1월 28일까지. 문의 02-2020-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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