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아빠는…?”
크리스마스도, 방학도 코앞에 다가왔다.
이맘때면 자녀들에게 줄 선물 고민이 커지기 마련. 하지만 최고의 선물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거란 걸 잊지 말자. 성의 없이 ‘외식이나…’ 하지 말고 더불어 즐길 거리를 찾아보자.
바깥으로 나서기 힘들다면 비디오게임은 어떨까. 애들이나 하는 거란 편견만 버리면 성인들도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게임에 열중하는 자녀를 못마땅하게만 여기지 말고 함께 빠져보자. 부쩍 말수가 줄었던 아이가 신나서 조잘거릴지도 모를 일이다.
게임타이틀 가운데 스포츠만큼 다양한 것도 없다. 축구 농구 등 인기스포츠는 물론 탁구나 X스포츠까지. 초보로선 컨트롤이 만만치 않지만 전략 전투게임보다는 쉬운 편이다. 게임엔 지더라도 스포츠 역사나 뒷얘기를 들려주면 아이가 보는 눈도 달라질 터.
엑스박스360과 PS2용 모두 출시된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10’은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축구 게임. 올해 버전을 높여 선보인 타이틀은 움직임이나 표정이 훨씬 자연스럽다. 라이선스 문제가 해결된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선수의 실명도 추가했다.
주말마다 필드에 나가 눈총 받던 실력을 게임에서 뽐내보자. ‘모두의 골프 4’(PS2)는 바람과 경사를 고려하고 스핀까지 조정해야 하는 정교한 골프 게임이다. 바로 싱글 플레이어가 되긴 어렵지만 조작은 간단한 편. 골프 전문 지식이 없어도 금방 배울 수 있다.
10년 무사고 경력을 자랑할 수 있는 카 레이싱 게임도 있다.
‘그란 투리스모 4’(PS2)나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엑스박스360)는 역사와 전통이 깊어 마니아가 많기로 소문났다. 컨트롤러 조작은 익숙한 자녀를 당하기 어렵겠지만 운전대가 마련된 드라이빙 키트로 하면 꽤 흥미로운 대결이 가능하다.
등장 차량 730여 대에 레이싱 코스도 50개가 넘는 그란 투리스모는 최신판에 눈에 익숙한 서울 코스가 추가됐다. 투스카니 스피라 등 한국 차종도 9개가 있어 더욱 흥미롭다. 하와이 섬 전체를 완벽하게 재현한 테스트 드라이브는 애스턴 마틴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는 물론 듀카티 등 오토바이도 탈 수 있다.
○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하면 전쟁이 떠오르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게임도 있다. 엑스박스360용으로 출시된 ‘비바 피냐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지저분하게 버려진 땅을 갈고 가꿔 자신만의 농장을 만드는 시나리오. 식물을 잘 가꾸면 60종에 이르는 상상의 동물 캐릭터들이 모여든다. 간단하고 쉽지만 연령대가 높은 자녀들은 자칫 지루해할 수도 있다.
‘데굴데굴 쫀득쫀득 괴혼’(PS2)은 게임을 전혀 모르는 성인 여성도 쉽게 할 수 있어 좋다. 좌우 스틱만 이용해 덩어리를 굴려 별을 만드는 아이디어도 기발하다. 2인 동시 플레이를 지원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다.
뮤직 파티 게임이란 장르로 불리는 ‘룰루랄라 2탄’은 게임보다는 노래방 프로그램에 가깝다. 올 3월까지 나온 신곡을 포함시켜 노래 구색도 다양하다. USB 카메라를 이용하면 자신의 모습을 화면으로도 볼 수 있고 다트 그림 맞추기 등 미니 게임도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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