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 2. 미니홈피 배경음악을 캐럴로 바꾸고 싶었던 직장인 신중렬(28) 씨는 ‘주간 베스트 100’ 코너에서 캐럴 음악을 고르다 결국 캐럴이 아닌 ‘sg워너비’와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신곡을 구입했다. 그는 “차트에 올라온 캐럴은 12년 전 머라이어 캐리 노래뿐”이라고 아쉬워했다.》
● 흰 눈 사이로 썰매를 못 탄다… 캐럴 실종 시대
2006년 12월. 크리스마스를 10여 일 앞둔 상황이지만 어디서도 ‘징글벨’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은 좀처럼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12월만 되면 습관처럼 들었던 캐럴이 실종된 상태다.
이런 상황은 저조한 캐럴 음반 발매에서도 드러난다. 예년의 경우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집중적으로 음반이 쏟아졌지만 올해는 가요, 팝을 통틀어 13일 현재 14장(한터정보 자료)에 불과하다. 이는 28장이 발매된 지난해에 비해 절반이나 감소한 수치. 50장이 발매됐던 6년 전과 비교하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방송 횟수 차트 역시 전멸에 가깝다. 방송 횟수 조사기관 ‘에어모니터’ 주간차트(4∼10일)에서 캐럴은 상위 50위권 안에 한 곡도 들지 못했다. 벅스뮤직, 엠넷닷컴 등 온라인 음악 사이트에서도 12년 전 발표된 머라이어 캐리의 캐럴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를 제외하곤 캐럴을 찾아볼 수 없다.
● 캐럴 대신 ‘겨울노래 - 공연’
‘캐럴 실종’에 대해 벅스뮤직 음악기획팀 이점숙 팀장은 “예년에 비해 날씨가 따뜻하고 사회적으로 어수선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음반회사 관계자는 “머라이어 캐리나 케니 지 등 국내외 명반 캐럴 음반들이 이미 포화상태라 새롭게 캐럴 음반을 만들어도 주목받기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조용한 연말을 보내려는 사회적 분위기 △음반 시장 불황 △MP3 플레이너나 실시간 음악 감상으로 꼭 캐럴이 아니라도 들을 노래가 많다는 점이 캐럴 실종의 원인으로 꼽힌다.
상황이 이렇자 가수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크리스마스를 나고 있다. ‘sg워너비’의 김용준과 ‘브라운아이드 걸스’ 가인의 싱글 음반 ‘머스트 해브 러브’, 장혜진과 일락, ‘먼데이 키즈’의 프로젝트 디지털 싱글 ‘러브 액추얼리’, 테이와 임재범의 디지털 싱글 ‘겨울애’ 등 가수들은 캐럴 대신 겨울을 주제로 한 노래들을 ‘디지털 싱글’ 형태로 발매하고 있다. ‘엠넷미디어’의 권창현 실장은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캐럴 음반을 내는 시대는 지났다”며 “디지털 싱글이나 미니 음반 등 신곡 발표와 공연이 이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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