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엔터테인먼트는 자사가 투자ㆍ배급하는 영화 '중천'의 21일 개봉을 앞두고 CJ계열사에티켓 구매를 제안했고 이에 4개 회사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계열사 직원이 '중천'을 인터넷 예매할 경우 영수증을 가져오면 1인당 2장의 비용(1만4000원)을 사내 직원 복지비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 제안을 담은 사내 메일링이 담당 직원의 실수로 사외로 유출되면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난 것.
이에 대해 CJ엔터테인먼트는 14일 "대기업에서 흔히 있는 계열사 상품 구매와 같은 형식로 CJ엔터테인먼트가 CJ 계열사에 1년에 한두 편 정도 영화보기를 제안하고 이를 받아들인 회사가 사원 복지비용으로 지불하는 것"이라며 "CJ엔터테인먼트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아니며 통상 500~1000 명 정도가 참여하므로 영화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CJ측의 입장은 기업의 사내 복지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일 뿐 직원들에게 강제로 할당하거나 예매율을 높이려고 표 사재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게 분명한 사실. 연말연시와 겨울 방학이 시작되는 12월 성수기에 수많은 영화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 계열사들의 이 같은 밀어주기 방식은 편파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제작비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대작 '중천'과 경쟁을 벌여야 할 한 영화의 제작사 관계자는 "초반 기선을 잡는 데 개봉 전 인터넷 예매율이 중요한데 몇천 장이 한꺼번에 예매될 경우 예매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고 흥행 분위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대기업의 논리로 보면 사내 복지 차원이겠지만 이 같은 대기업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영화사로서는 벙어리 냉가슴 앓듯 지켜보는 수밖에 없으며, 또한 불공정 경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CJ엔터테인먼트는 문제가 불거지자 "오해의 소지가 있어 이 제안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화 개봉 전 인터넷 예매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예매율은 개봉 초반 흥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영화사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어 영화계에서는 예매율을 높이기 위해 아르바이트생들을 동원한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돌고 있다.
또한 영화관 입장권 전산망이 확대되기 전에는 관객 수를 늘리기 위해 할인 티켓 판매 및티켓 사재기를 한다는 소문도 공공연히 나돌았다.
영화 투자 배급에 CJ, 오리온, 롯데 등 대기업들이 나서면서 밀어주기 방식도 좀 더 '조직화'된 것. 이들 회사가 어떤 작품을 밀어주느냐에 따라 개봉 초 분위기가 형성되는 사례가 있기도 하지만 "영화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고, 관객의 입소문이 퍼지지 않으면 흥행에 성공할 수 없다"는 영화인들의 말대로 영화 자체의 힘이 있지 않고서는 이런 전략도 소용없는 경우도 태반이어서 '중천'의 흥행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지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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