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이주노동자, 또 하나의 아리랑’

  • 입력 2006년 12월 16일 03시 00분


◇ 이주노동자, 또 하나의 아리랑/정동헌 글·사진/167쪽·1만5000원·눈빛

올해 4월 인도네시아 출신의 누아푸르드 씨는 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에 쫓겨 숙소에서 뛰어내리다 숨졌다. “외국인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며 울먹이다 혼절한 그의 임신한 아내 모습에 말문이 막힌다.

방글라데시 출신 압둘하미드 씨는 한국 여성과 결혼하고 이름도 박하비도로 개명했지만 퇴근길에 낯선 이방인으로 몰려 얻어맞다 십자인대가 끊어졌다. ‘살색’이 아닌 살색을 띠고 태어난 그의 딸 유진(2) 양의 눈망울에 맺힌 눈물을 바라보는 한국인 엄마의 표정은 또 얼마나 처연한가.

50만 명에 이르는 이주노동자의 설움과 희망을 카메라에 담아낸 이 사진집은 묻는다. 피부가 하얀 외국인은 한국말을 하나도 못 해도 과잉 친절의 대상인 반면 피부가 거무스름한 제3세계 출신 이주노동자들은 한국말을 그렇게 잘해도 천대받는 것이 정당하냐고.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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