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토크]메인 요리와 마실 때는 와인잔 3분의 1 채우자

  • 입력 2006년 12월 16일 03시 00분


11월 초 미국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K로펌의 김선호(38) 변호사는 고민거리가 생겼다. 귀국 인사 겸 송년회를 집에서 열기로 했는데 친구들이 ‘와인 파티’를 하자고 주장했기 때문. 1, 2, 3차 늘어지는 술자리로 곤드레만드레 취할 걱정은 안 해도 돼 내심 반가웠지만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다.

손님을 집으로 초대해 저녁을 먹고 와인 파티를 열거나, 밖에서 식사를 하고 집으로 자리를 옮겨 와인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김 변호사처럼 와인 초보자에게는 골치 아픈 숙제가 될 수 있다.

와인 파티를 제대로 하려면 알아야 할 몇 가지 요령이 있다.

우선 식사와 함께 와인을 마실지, 아닐지를 고려해야 한다.

안주와 함께 와인을 마실 때는 한 잔을 갖고 오래 마시지 않는다. 따라서 750mL 한 병에 10잔을 계산해 와인을 준비하면 적당하다. 대개 레드 와인이 무난하다.

식사 전 또는 전채 요리와 함께 와인을 마신다면 스파클링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을 준비한다. 이때는 병당 8∼10잔 정도면 된다. 잔의 4분의 1만 따르면 된다. 식후에 먹는 디저트 와인도 마찬가지다.

양이 많은 메인 요리와 함께 먹는 와인이라면 병당 6잔으로 계산하고 잔의 3분의 1 정도를 채운다.

최근 빈티지(생산연도)의 저렴한 레드 와인을 구입했다면 한두 시간 전에 디켄터에 따라 놓자. 타닌의 떫은 맛을 부드럽게 해 준다.

또 디켄터 속에 든 와인 자체가 식탁의 훌륭한 인테리어 역할을 한다.

코르크 마개를 잘 따지 못하는 초보자는 돌려 따는 스크류 마개 와인을 준비하는 것도 아이디어다. 또 와인 서버를 이용하면 실수하지 않고 와인을 따를 수 있다.

와인용품을 활용하면 남다른 식탁을 꾸밀 수 있다.

코르크 마개의 튀어나온 아랫부분을 문구용 칼로 평평하게 만들어 젓가락과 수저의 받침대로 사용한다. 또 코르크 마개에 칼집을 내 손님들의 이름꽂이로 쓴다.

레드 와인 빈병의 라벨을 벗겨내고 깨끗이 씻은 뒤 파티용 물병으로 내놓는다. 병의 목에 빨간 리본을 살짝 묶으면 센스가 돋보일 것이다.

▽잠깐!=와인 파티가 끝난 뒤 남은 와인은 처치 곤란이다. 이럴 땐 냉동실 얼음 박스에 와인을 얼려 둔다. 나중에 고기를 잴 때 등 요리에 사용하면 유용하다. 얼굴의 화장을 지울 때 클렌징을 하고 스펀지에 레드 와인을 묻혀 닦아도 좋다. 레드 와인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이 나올 정도로 각질 제거 효과가 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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