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집안 사정으로 생후 7개월이 되던 해 쌍둥이 오빠와 함께 노르웨이의 한 의사 부부에게 입양됐다. 한국 이름 지선(池善) 대신 쉰네 순 뢰에스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유복한 환경에서 우수한 고등교육을 받고 자란 지선은 간호사가 됐다. 현재 의료경영과 의료 경제 등을 공부하면서 창작 활동도 함께 한다. 쌍둥이 오빠는 의사가 됐다.
'브라게 문학상' 청소년 도서 부문 수상작인 뢰에스 씨의 '아침으로 꽃다발 먹기'는 정신병동에서 4년 여 간호사로 근무한 작가의 체험을 살린 소설. 노르웨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브라게 문학상'은 노르웨이 도서상재단이 문학 발전을 위해 1992년 제정했으며 순수문학, 아동 및 청소년도서, 비문학도서 등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상이다.
'아침으로 꽃다발 먹기'는 조울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17세 소녀 미아가 정신병원에서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고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를 성찰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그려냈다. 주인공의 감성과 불안을 여과 없이 묘사하는 한편, 주인공의 방황을 가을ㆍ겨울ㆍ봄의 세 계절이 순환하는 과정으로 형상화하는가 하면 장(章) 내에서 단락구분을 전혀 하지 않는 등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다. 이 작품은 현지 언론에서 "전통적 소설의 방식을 넘어선 새로운 소설 쓰기의 방식을 개척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선은 브라게 문학상을 수상한 그 해에 오빠와 함께 한국을 방문해 수소문 끝에 친부모와 한 살 어린 여동생과 상봉하기도 했다. 뢰에스 씨는 '아침으로…'가 고국에 소개된 데 대해 "생명을 얻고, 본의 아니게 떠나온 나라에 진심을 담아 작은 인사를 보내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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