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여해룡 씨 “우표 속에 세상만사 다 들어있죠”

  • 입력 2006년 12월 19일 03시 13분


“지금 30대 후반 이상이라면 어릴 때 우표 수집에 재미를 붙였던 사람이 꽤 많을 겁니다. ”

시인이자 우취(郵趣·우표수집 취미) 칼럼니스트 여해룡(69·사진) 씨가 국내 첫 우취 칼럼집인 ‘세상에서 가장 작고 아름다운 그림’을 펴냈다.

고교 1년 때인 1953년부터 우표 수집을 시작한 그는 그동안 모은 우표만 앨범으로 50권이 넘고 인물우표만 2000여 종을 갖고 있다. “우표로 세상을 배웠다”고 할 정도로 그는 이 작은 이미지를 통해 시대와 역사 문화 등을 공부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행한 인물우표 중 하나가 뭔지 아십니까. 북한 김일성입니다. 과시 욕구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인물우표가 많이 발행됐죠. 반면 외국에서 인물우표는 사후에만, 그 업적이나 기억을 반영해 만듭니다. 미국 레이건 전 대통령도 사후 1년 뒤에야 우표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가 가장 아끼는 우표는 한국 최초의 기념우표인 ‘어극 40주년 우표’다. 외국 우표 중엔 괴테와 실러의 얼굴이 처음 실린 1899년 독일 알토나 공국의 우표를 제일로 친다. 우표를 둘러싼 뒷이야기를 담은 그의 책은 내년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세계우표전시회에 출품될 예정이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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