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리전시 호텔에서 열린 영화 ‘굿 셰퍼드(The good shepherd)’ 주연 배우들의 기자회견장. 주최 측은 회견이 시작되기 전부터 기자들에게 거듭 경고하기를 잊지 않았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창설되는 시기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선 맷 데이먼과 졸리가 호흡을 맞췄다. 데이먼은 조국을 위해 가족 관계를 포함한 모든 것을 희생하는 CIA 요원 에드워드 윌슨 역을, 졸리는 이로 인해 불행한 가정생활을 묵묵히 감수해야 했던 그의 아내 클로버 러셀 역을 맡았다.
다른 이들의 부러움 속에 기자는 졸리의 바로 옆자리에 앉는 행운을 누렸다. 거리는 30cm도 되지 않았다. 팔뚝의 작은 문신까지도 선명하게 보였다. 실제 모습은 영화 속 이미지에 비해 다소 말라 보였다.
“제가 맡은 클로버는 사실 제 본능과는 잘 맞지 않는 역할이지요. 영화에는 남편 역의 데이먼이 고함을 지르자 제가 움찔하는 장면이 나와요. 이 장면을 연기하다가 영 어색해서 둘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어요.”
졸리는 “내가 클로버였다면 용기 있게 이혼했을 것”(실제로 졸리는 두 차례나 이혼했다)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평소 그가 관심을 기울여 온 난민 문제가 거론되자 신이 나서 자신이 먼저 ‘사적인’ 답변을 쏟아 놓았다.
“제 아들(그는 난민보호 활동을 위해 캄보디아에 갔다가 아들 매덕스를 입양했다) 때문에 난민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요즘도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친선대사로서 난민 관련 보고서를 매일 봐요. 아들 때문에 영화 촬영을 하더라도 브래드(연인 브래드 피트)와 번갈아 가면서 집에 머물기로 약속을 했어요.” 회견 내내 졸리는 직설적이고 솔직했다. ‘굿 셰퍼드’에 대해서도 “줄거리가 매우 복잡해서 나도 시나리오를 네 번이나 읽어도 이해하는 데 힘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도 나이가 들면서 액션영화보다는 ‘굿 셰퍼드’처럼 정치적인 메시지가 있는 영화에 끌린다고 밝혔다.
‘굿 셰퍼드’는 미국에선 이달 말, 한국에서는 내년 2월경 개봉될 예정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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