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셋 노처녀의 현대연애백서’라는 수식어를 내건 KBS2 드라마 ‘달자의 봄’(수 목요일 오후 9시 55분)의 주인공 채림(사진)은 애정관을 이렇게 말했다. 내년 1월 3일 처음 방영하는 이 드라마에서 그는 계약연애로 만난 연하의 남성 강태봉(이민기)과 사랑에 빠지는 30대 노처녀 오달자 역을 맡았다. 올해 3월 가수 이승환과 이혼한 뒤 처음 국내 드라마에 복귀하는 채림을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시티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만났다.
채림은 달자가 300만 원을 주고 애인대행업체에서 남자를 구하는 드라마 내용에 대해 “논란을 예상하고 있다. 이미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다뤄볼 만하다”고 말했다. 홈쇼핑채널 상품기획자(MD)인 달자는 부와 명예를 갖춘 결혼상대자 엄기중(이현우)과, 젊음과 패기가 넘치는 태봉 사이에서 갈등한다.
“세상에 용서받지 못할 사랑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랑은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니까요.”
30대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귀여운 소녀의 이미지 때문에 항상 나이보다 어린 역할을 맡았던 그녀에게는 큰 변화다. “그동안 많이 달라진 것 같다”는 말에 그는 “달자의 성격과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화장을 진하게 해 (외모에도) 변화를 줬다”고 답했다.
지난해 MBC ‘내 이름은 김삼순’에 이어 11월 끝난 ‘여우야 뭐하니’ 등 30대 노처녀의 연애를 다룬 드라마가 자주 나와 식상할 우려는 없는지 물었다.
“큰 틀은 비슷할지 몰라도 배우나 연출이 다르니 새로운 드라마가 될 겁니다. 김선아 씨의 매력과 제 매력은 다를 테니까요. 삼순이가 편안한 여자라면, 달자는 30대일지라도 소녀다움을 간직한 캐릭터예요.”
채림은 2003년 ‘칭딩아이친하이(情定愛琴海)’를 시작으로 중국과 대만을 오가며 중화권 드라마에 출연했다. KBS2 ‘오! 필승 봉순영’(2004년) 이후 국내 활동은 없었지만 올해도 중국 사극 ‘캉차오비시(康朝秘史)’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다.
“중국에서 신문을 봤는데, 제가 중국 여배우 인기 순위에 이름이 올랐더라고요. 현지 팬들이 한류 스타가 아니라 자국 연기자처럼 저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채림은 “중국과 한국에서 연기 활동을 병행하는 게 재미있다”며 “중화권에서 외국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친근한 이미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던 그는 이혼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눈빛이 흔들렸다.
“많은 분이 궁금해 하지만 저 자신도 준비가 안 돼 뭐라 말하기 힘듭니다. 잘 지내니 걱정 마시고 ‘달자…’를 좋은 시선으로 지켜봐 주세요.”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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