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작가 지모 씨는 20일 한 씨의 책 ‘화가의 집을 찾아서’ ‘그 산을 넘고 싶다’ 등 두 권의 책에 대해 “한 씨와 모든 취재를 같이 했으며 책에 실린 근현대 화가 20명 중 2명에 관한 글은 한 씨가 입수된 자료가 없다고 해 내가 직접 썼다”고 주장했다. 또 “한 씨가 초고를 쓴 화가 18명에 대한 글도 약 6개월 걸려 작업한 것으로 문장만 다듬는 고쳐 쓰기 차원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책들은 ‘한젬마의 한반도 미술창고 뒤지기’라는 부제를 달고 7월 샘터사에서 출간됐으며 문화관광부의 ‘2006년 우수 교양도서’로 선정되는 등 호평을 받았다.
지 씨는 두 권의 책 판권정보에 ‘구성’을 맡은 이로 기록돼 있으며 출판사로부터 2%의 인세를 지급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대필과 고쳐 쓰기의 경계가 불분명하지만 내가 한 역할이 단순히 고쳐 쓰기 차원은 아니었다”면서 “아무리 출판계 관행이라지만 대필 작가를 고용해서 작업을 했다면 그 역할도 정당하게 밝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샘터사 고영완 과장은 “지 씨가 공을 많이 들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역할은 대필 작가가 아니라 취재를 돕고 원고를 다듬은 구성작가”라면서 “한 씨가 초고를 쓴 것은 사실인 만큼 대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젬마 씨도 “작업이 방대해 취재와 원고 수정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종 편집단계에서 지 씨가 쓴 부분은 빠진 채 출간됐다”면서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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