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수안 스님은 1957년 통도사에서 석정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뒤 붓을 잡아 아이들과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자연을 대상으로 그림을 그려 왔다.
전시작은 모두 30점으로 스님이 한민족의 원류로 추정되는 알타이족이 사는 바이칼 호를 여행하면서 영감을 얻어 그린 작품이 많다. 겨울 바이칼 호의 얼음 터지는 소리, 고비 사막의 모래 바람 소리(鳴砂) 등에서 자연의 원초적인 힘을 느꼈다는 것이 스님의 고백이다.
그의 독특한 그림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모로코 카사블랑카를 비롯해 러시아 중국 대만 모나코 등 세계 각지의 유서 깊은 도시를 돌며 전람회를 개최했다. 특히 예술의 본고장으로 자부하는 유럽 등지에서 호평을 받아 한국의 미(美)를 세계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수안 스님의 그림은 모가 없이 둥글다. 또 원색을 사용해 그림이 밝고 생명의 힘이 느껴진다. 보는 사람이 편한 그림이다.
스님은 “불교의 화엄세계는 모든 생명을 찬양하는 것”이라며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모두 사람의 형상이고 부처(個有佛性)이며 사람과 하나”라고 말했다. 또 스님은 “차 마시고 밥 먹는 것을 우리 일상의 다반사(茶飯事)라고 하지 않느냐”며 “누구든지 할 수 있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일상을 미적인 감각으로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통도사 축서암에 머물면서 오갈 데 없는 무의탁 노인들을 보호하는 자비원을 운영하고 있다. 02-738-1144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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