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000년대 문학 논쟁
‘2000년대 문학 논쟁’이 시작됐다. 소설가 김중혁 편혜영 씨 등과, ‘미래파’로도 불리는 황병승 김민정 시인 등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이 대상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논쟁을 개진한 평론가는 이광호 씨. “2000년대 문학은 한국사회의 역사적 인력(引力)에서 벗어났다”고 선언하면서 ‘리얼리즘 VS 모더니즘’의 이분법적 논의는 2000년대 문학을 분석하는 데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평론가 김명환 임규찬 씨가 반박에 나섰고, 이 씨가 다시 반론을 준비하는 등 논쟁은 내년에도 이어질 참이다.
0 “쓰면 대박” 공지영 신드롬
‘공지영’의 해였다. 지난해 출간한 장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지난해 말 발표한 장편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올봄 낸 산문집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가 5월 한 달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한꺼번에 올랐다.
젊은 교수와 사형수가 만나 서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지금까지 75만 부 이상 나갔으며 9월 영화도 개봉돼 인기를 이어 갔다.
이 소설이 9월 둘째 주부터 11월 첫째 주까지 한국소설로선 4년 만에 종합 판매순위 1위(한국출판인회의 집계)에 오른 것도 ‘사건’이었다.
0 ‘공’이 소재인 두 소설 화제
‘공’을 소재로 한 두 권의 장편소설이 화제였다. 아내의 중혼을 축구 경기에 비유한 박현욱 씨의 ‘아내가 결혼했다’와 중학생 왕따들이 인류의 운명을 걸고 탁구 경기를 벌이는 박민규 씨의 ‘핑퐁’.
일부일처제의 관습에 정면으로 도전해 ‘공개 양다리 결혼’을 하겠다는 여자(‘아내와 결혼했다’)도, 지구가 망하느냐 아니냐가 정해지는 탁구계라는 공간(‘핑퐁’)도 신선했다.
3월 나온 ‘아내가…’는 17만 부 이상, 10월 나온 ‘핑퐁’은 3만 부 이상 나가면서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6 20+40대 작가들의 발견
‘2+4’의 발견이었다. 문단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작가군으로 조명돼 온 이들은 30대. 그러나 올 한 해 한국 문단은 최연소층인 20대를 발견했고, 중진 40대의 힘을 재발견했다. 지난해 말 단편집 ‘달려라 아비’를 낸 김애란 씨, 올봄 단편집 ‘달로’를 낸 한유주 씨 등 20대 작가군이 형성돼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런가 하면 올 한 해 굵직한 문학상은 40대가 휩쓸었다. 은희경(이산문학상) 김인숙(대산문학상) 이승우(현대문학상) 이혜경(동인문학상) 구효서(황순원문학상) 씨 등 40대의 원숙한 문학성이 높이 평가받았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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