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피터 팬과 마법의 별 (전 2권)

  • 입력 2006년 12월 30일 03시 00분


◇피터 팬과 마법의 별 (전 2권)/데이브 배리, 리들리 피어슨 글·그렉 콜 그림·공보경 옮김/각 권 304쪽·9500원·노블마인

“아빠, 피터 팬이 어떻게 후크 선장을 만나게 됐어요?”

미국에 사는 페이지는 어느 날 밤 잠자리에서 아빠에게 피터 팬 얘기를 해 달라고 졸랐다. 피터 팬이 어떻게 날게 됐을까요? 어떻게 네버랜드에 살게 됐지요?

‘피터 팬과 마법의 별’은 서스펜스 스릴러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리들리 피어슨이 이 같은 딸의 물음을 모티브 삼아 쓴 책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유머 칼럼니스트 데이브 배리와 e메일을 통해 공동 집필한 책이다.

애초 ‘피터 팬’은 1904년 초연된 후 매년 성공리에 상연된 영국 작가 제임스 매슈 배리의 희곡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피터 팬은 결코 어른이 되지 않는 소년이다.

그러나 페이지의 아빠에 따르면 피터 팬은 이름도 나이도 모른 채 영국 세인트 노버트의 집에서 대장 노릇을 곧잘 하던 고아소년이었다. 피터는 고아원에서 자기 나이를 대충 부풀리곤 했는데 친구들 중 가장 나이 많은 아이들보다 늘 한 살을 더 올려 말했다.

네버랜드 호에 실려 다른 고아소년들과 함께 악명 높은 왕의 궁정으로 끌려가다 신비한 소녀 몰리를 만났을 때도 그랬다. 몰리가 ‘열두 살’이라고 털어놓자 피터는 재빨리 자신은 ‘열세 살’이라고 말한다.

“아니, 잠깐! 오늘이 내 생일이네. 그럼 이제부터 난 열네 살이야.”(몰리)

“오늘이 생일이라면 열세 살이 돼야 하잖아.”(피터)

“우리 가문에는 짝수 해의 생일만 축하하는 관습이 있거든.”(몰리)

열네 살의 몰리는 피터에게 자신을 하늘에서 떨어진 별가루를 회수하는 ‘별 지킴이’라고 소개한다. 네버랜드 호에는 신비한 힘을 가진 이 마법의 별가루가 가득 든 트렁크가 실려 있으며 자신은 이 별가루를 차지하려는 반대편의 수중으로 트렁크가 들어가기 전에 이를 재빨리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잔인한 해적 ‘검은 콧수염’(나중에 피터는 ‘후크 선장’이란 별명을 붙인다)은 몰리의 아버지가 타고 있던 말벌 호를 빼앗아 ‘졸리 로저’ 호라 이름 붙인 뒤 트렁크를 찾아 네버랜드 호를 뒤쫓는다. 별가루를 노리는 악당과 이를 지키려는 피터의 친구들 사이에 쫓고 쫓기는 한바탕 모험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모험 속에서 피터는 별가루를 너무 많이 만져 마음대로 날 수 있고 나이도 먹지 않는 신비한 힘을 갖게 된다.

영원한 소년으로 산다면 행복할까. 아이들은 어른이 되기를 고대한다. 나이를 먹지 않기를 원하는 순간, 벌써 어른이 된 자신을 발견한다.

피터는 몰리를 힐끗 쳐다보며 말한다. “하지만 친구들이 다 나이를 먹는데, 나 혼자서만 늘 이 상태로 살게 된다면 무척 외로울 거 같아요.” 피터가 네버랜드 섬에 남는 이유다.

몰리는 어떻게 별 지킴이가 됐을까? 몰리도 나이를 먹는 것일까? 새로운 피터 팬 얘기는 다시 시작된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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