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는 꼬질꼬질 손때 묻은 토끼 스탠리를 끼고 산다. 외계인을 찾아 우주로 떠나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사막을 달리거나, 깊은 바다로 잠수하는 놀이를 할 때도, 놀다 지쳐 잠이 들 때도 언제나 스탠리와 함께다.
그런데 여황제 글로리아나 3세가 에밀리의 때 묻은 토끼인형을 넘겨 달란다. 육군 해군 공군을 내세워 협박도 하고 “폐하는 가장 부자이니 토깽이도 더 행복할 것”이라고 설득도 한다. 하지만 에밀리는 양보할 수 없다. “이 토끼는 내 거라고요. 그리고 토깽이가 아니고 스탠리라니까요.”
글로리아나 3세는 황금 곰 인형과 말하는 인형 열 개와 쉬지 않고 흔들리는 목마 쉰 개를 차례로 내밀며 스탠리와 바꾸자고 제안한다. 꼬질꼬질 때 묻은 인형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번쩍이는 장난감이 에밀리의 마음을 바꿔 놓을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장난감은 친구나 마찬가지다. 장난감 귀한 줄 모르고, 장난감에 쉽게 싫증내는 어린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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