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북한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 현장에서 근무한 저자 리만근의 두 번째 사진첩이 나왔다.
전작 ‘북녘 일상의 풍경’을 읽은 독자라면 다소 놀랄 것 같다. 전작에서 1950, 60년대 남한의 농촌 풍경 같은 1990년대 북한의 모습을 동정적인 시선으로 담아냈던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북한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원조가 들어오자 혁명구호탑부터 재건축하는 모습, 김일성이 잠시 앉았던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도로 우회공사를 하는 일, 굶어죽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양어장을 만들라는 엉뚱한 지시 등…. 저자가 보여 주는 북한의 모습에는 무지와 비합리로 고통받는 인민의 생활이 담겨 있다. 수천억 원이 들어간 KEDO 사업에서 우리가 건진 것은 이 사진첩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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