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는 미래-미래학 20선]〈2〉이미 시작된 20년 후

  • 입력 2007년 1월 3일 03시 05분


《“당시 세계의 지도자들이 좀 더 멀리 내다보고 장기적인 생각을 했다면 우리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 불황, 수백만 명의 죽음, 반세기에 걸친 세계의 혼란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놀랄 일 많은 2030년을 대비하라

2003년 출간된 이 책의 원제는 ‘피할 수 없는 놀랄 일(Inevitable Surprises)’이다. 미래예측 전문가인 저자는 2030년까지 어떤 놀랄 일들이 벌어질 것인지 내다볼 수 있으므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떻게 앞으로 25년간 일어날 일들을 예상할 수 있단 말인가. 저자의 대답은 간단하다. 미래의 뿌리는 바로 오늘의 경향과 흐름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사례로 2001년 9·11테러를 든다. 그날의 테러 공격은 역사상 가장 잘 예측된 것이었지만 미국 관리들이 그것을 무시해 비극을 자초하고 말았다는 설명은 ‘피할 수 없는 놀랄 일’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저자가 안내하는 2030년의 세계로 떠나 보자. 세계적으로 대규모의 인구 이동이 일어나 중국 청년들은 일자리와 신붓감을 찾아 미국으로 떠나고, 이슬람 청년들 역시 유럽으로 이주한다. 2025년 유럽 주요 국가에는 대규모의 이슬람 사회가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유럽 사회에 융합되지 못한 채 그들끼리 살게 되므로 유럽의 모든 도시가 이슬람교도 빈민굴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세계 질서는 ‘불량배 슈퍼 파워’가 된 미국이 주도한다. 그러나 미국의 예전 동맹국들이 미국을 거부하는 행동은 더욱 확산되어 미군은 오키나와, 괌, 독일, 중동지역의 모든 미군기지에서 철수하게 된다.

많은 나라는 법과 질서의 국제적 토대를 발전시키는 데 동참하면서 번영을 누릴 테지만 또 다른 많은 나라는 테러, 종교분쟁, 정치부패, 인종갈등, 마약, 에이즈 따위에 시달리며 비참한 운명을 맞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파키스탄에서는 이슬람의 반란이 예상되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종교전쟁이 다가오며, 멕시코는 마약전쟁, 아프리카는 에이즈전쟁으로 시달린다.

그러나 인류는 과학기술의 일대 약진으로 미래의 번영을 담보한다. 2030년이 되면 생명공학의 발달로 70대의 사람들이 오늘날의 젊은이처럼 공공연하게 팔짱을 끼고 걷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2030년쯤엔 특이점(singularity)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특이점은 컴퓨터가 매우 영리해져서 인간의 능력을 앞서게 되는 시점을 뜻한다.

저자는 이런 피할 수 없는 놀랄 일 때문에 25년 뒤 인류는 역사상 세 번째 대변혁의 시기로 접어든다고 전제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제시한다. 그 하나가 창조적 파괴다. 창조적 파괴에는 불가피한 사회적 혼란, 안전한 생계수단의 포기, 긴밀한 인적관계의 단절 등이 수반된다. 보수화 추세인 우리 사회 분위기에서 그의 처방에 공감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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