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집에서 만드는 韓-日-伊 새해음식

  • 입력 2007년 1월 6일 03시 02분


세종호텔 한식당 ‘은하수’의 이광진 조리장이 만든 빙떡. 원대연 기자
세종호텔 한식당 ‘은하수’의 이광진 조리장이 만든 빙떡. 원대연 기자
롯데호텔 일식당 ‘모모야마’의 구니유키 다케히토 조리장이 만든 도시코시 메밀소바.
롯데호텔 일식당 ‘모모야마’의 구니유키 다케히토 조리장이 만든 도시코시 메밀소바.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이탈리아식당 ‘일폰테’의 아니타 비디디 조리장이 만든 잠포네와 제비콩.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이탈리아식당 ‘일폰테’의 아니타 비디디 조리장이 만든 잠포네와 제비콩.
《‘돼지의 해’ 정해년(丁亥年)의 막이 올랐다. 새해를 맞는 의미는 동양과 서양이 많이 다르다. 동양인에게 새해는 가족, 친척이 모여 조상을 기리고 1년을 준비하는 명절의 의미가 강하다. 반면 서양에선 해가 바뀜을 축하하는 파티 분위기다. 하지만 무병장수와 재복을 빌면서 새해 음식을 먹는 것은 동서양 공통의 풍습이다. 영양가가 풍부하고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한국 일본 이탈리아의 새해 음식 조리법(4∼5인 기준)을 소개한다.》

‘빙빙 돌려 만들었다’는 제주 향토음식

제주도에서는 새해 첫날 아침 강원도의 메밀전병(일명 메밀총떡)과 비슷한 ‘빙떡’을 부쳐 먹는다. 빙빙 돌려 만들었다고 해서 빙떡이란 이름이 붙었다. 멍석처럼 만다는 뜻에서 ‘멍석떡’이라고도 부른다. 빙떡은 관혼상제에서 빠지지 않는 제주도 향토 음식이다.

◆ 빙떡

▽속 재료=무 1kg, 불린 표고버섯 50g, 쇠고기 50g, 소금 1티스푼

▽반죽 재료=메밀가루 300g, 찹쌀가루 4티스푼, 계란 흰자 2티스푼, 전분 2티스푼, 소금 1티스푼, 물 600cc, 식용유 약간

▽만들기

①무를 채 썰어 준비한다.

②채 썬 무를 1티스푼의 소금으로 절이고 쇠고기와 불린 표고버섯도 채를 썬다.

③메밀가루와 찹쌀가루를 체에 밭쳐 믹싱볼에 넣고 나머지 반죽 재료와 섞어 준비한다.

④팬에 메밀전병을 부쳐 낸다.

⑤무와 표고버섯, 쇠고기를 각각 볶아 믹싱볼에 넣고 함께 버무린다.

⑥메밀전병을 식힌 후 속 재료를 끝 선에 놓고 돌돌 말아 빙떡을 만든다.

⑦완성된 빙떡을 2cm 크기로 잘라 모양을 내어 접시에 담는다.

‘가늘고 길어서’ 장수 상징… 에도시대 풍습

일본에서는 새해 첫새벽에 ‘도시코시 메밀소바(국수)’를 먹는다. 에도 시대에 월말 결산으로 바쁜 상인들이 밤늦게 메밀소바를 먹던 습관에서 유래된 풍습이다. 소바는 가늘고 길어서 장수를 의미한다. 쉽게 자를 수 있어 질병이나 빚과 같은 나쁜 것들과 관계를 끊는다는 뜻도 있다.

◆도시코시 메밀소바

▽재료=메밀국수 700g, 물 2600cc, 다시마 100g, 가쓰오부시(가다랑어) 80g, 진간장 150cc, 미림 150cc, 대파 썬 것 80g, 김 가루 약간, 어묵 100g, 시치미 약간

▽만들기

①냄비에 물을 붓고 가열한 후 끓기 전에 기포가 형성되면 가쓰오부시를 넣고 국물을 우려낸다. 우려낸 국물을 고운 천에 내려 ‘가쓰오다시’를 준비한다.

②가쓰오다시에 진간장과 미림을 넣으면 ‘온소바다시’가 된다.

③대파는 원형 모양으로 얇게 썰고 찬물에 헹구어 매운맛을 제거한다.

④김은 가루로 만들어 준비하고 어묵은 취향대로 모양을 내어 썬다.

⑤끓는 물에 메밀국수를 삶아 찬물에 씻는다. 온소바다시에 어묵과 씻은 메밀국수를 넣고 끓여 그릇에 담은 후 파와 김 가루를 올린다. 여기에 시치미를 첨가하면 맛이 한결 좋다.

행운과 재복 부른다는 돼지족발요리

이탈리아 가정에서는 새해에 ‘참포네’와 함께 달지 않은 스파클링 와인을 마신다. 참포네를 먹어야 행운이 온다고 믿는다.

참포네는 이탈리아 중부도시 모데나의 전통 음식으로 돼지 다리 껍질에 돼지고기를 채워 넣고 찐 요리. 한국의 돼지족발과 비슷하다.

참포네는 대개 제비콩(일명 렌즈콩)과 곁들여 먹는다. 팥과 콩을 섞은 맛인 제비콩은 재복을 부른다고 해서 반드시 먹는 음식이다. 제비콩은 요리를 하면 2∼3배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재산이 늘어나는 것을 상징한다.

◆참포네와 제비콩

▽재료=완제품 참포네, 제비콩 150g, 다진 파슬리 10g, 토마토 100g(보통 크기 토마토 반 개), 다진 양파 50g, 다진 당근 40g, 다진 마늘 10g, 소금 후추 약간씩

▽만들기

①하루 전에 제비콩을 물에 담가 놓는다.

②양파와 당근을 볶는다. 칼집을 낸 뒤 뜨거운 물에 불려 껍질을 깐 토마토를 첨가해 끓인다.

③물에 불린 제비콩을 첨가해 토마토 소스가 자작자작 줄어들 때까지 졸인다. 파슬리를 뿌린 후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④참포네를 썰어 접시에 놓고 익은 제비콩을 주위에 얹어 내놓는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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