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스타, 현실에서 꿈을 이루다

  • 입력 2007년 1월 7일 16시 52분


사이버 공간에서 탄생한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스타'의 꿈이 현실 세계에서 이뤄지게 됐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을 연주하는 동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김경민(26) 씨가 3월17일 오프라인에서 첫 개인 콘서트를 갖게 된 것.

그의 옛 피아노 스승인 지성숙(38) 씨가 제자의 콘서트를 열어주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내용이 최근 '베트남도 울며 들을 인간승리 소나타'라는 제목으로 본보에 보도된 뒤 따뜻한 후원의 손길이 전해진 덕분이다.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인 곳은 지 씨의 남편 김행영(45) 씨가 다니는 경기 용인축산농업협동조합(조합장 조성환). 용인축산농협은 300석 규모의 용인문예회관 대관료와 광고물 제작비 일체(총 200여 만원)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 씨는 7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5일 조성환 조합장과 어윤황 상임이사를 직접 만났고 그 날로 문예회관에서 '3월17일 경민이의 첫 콘서트'를 위한 대관 계약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UCC 스타' 김 씨와 10여 년 만에 재회한 뒤 옛 제자에게 '개인 콘서트 개최'라는 선물을 주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문화단체의 문을 쉼 없이 두드려왔다.

지 씨는 "동아일보 보도 덕분에 경민이의 꿈뿐만 아니라, 내 꿈도 이뤄졌다. 경민이도 '선생님, 이게 꿈인가요, 생시인가요'라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김경민 씨는 기자와의 메신저 필담에서 "기쁘고 감사하다. 콘서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열심히 연습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안산시도 "안산시립합창단이 5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할 때 김경민 씨를 '초청 연주자'로 무대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청도 "김 씨의 콘서트 개최를 돕고 싶다"고 본보에 알려왔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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