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노동과 생활방식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될까. 이 책은 조직은 여전히 건재할 것임에 틀림없지만 놀라울 정도로 새로운, 하나의 강력한 트렌드가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본다. 조직을 떠나 자신의 지식과 재능 그리고 인맥을 바탕으로 삶을 꾸려가는 초소형 사업가가 대폭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 두고 저자는 ‘프리에이전트’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미국의 노동시장과 생활방식을 조용히 바꾸어 놓고 있으며, 범세계적인 현상의 하나로 급속히 자리 잡고 있다.
산업혁명의 영구한 유산 가운데 하나는 정규직 직업을 포기하고 새로운 노동방식을 찾아서 떠나는 새로운 노동계급이다. 여기에는 임시직이나 계약직처럼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선택을 강요받은 사람들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사업 규모를 키우지 않고 적절한 위험 수준을 유지하면서 일과 여가, 그리고 가정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초소형 사업가들도 있다.
저자의 추산에 의하면 미국만 하더라도 350만 명의 임시직, 1650만 명의 단독업자, 그리고 1300만 개의 초소형 사업체가 존재한다고 한다. 총 3300만 명의 프리에이전트는 이미 미국인 노동자 4명 중 1명이나 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왜, 이 같은 현상이 미래의 뚜렷한 특징으로 자리 잡게 될까. 우선은 컴퓨터를 비롯한 생산수단의 가격이 무척 싸졌기 때문에 과거에는 어느 정도 규모의 기업들만이 소유할 수 있었던 생산수단을 개인이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조직인간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는 추세도 한몫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식중심의 사회가 본격화됨으로써 지식의 창출만으로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추세가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실제로 ‘영원한 현역’이 가능하게 된다는 점이다. 젊은 날 직업 세계를 통해서 제대로 준비를 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은퇴 이후에는 e러닝(learning) 등을 통해 한편으로는 학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얼마든지 파트타임 작업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저자는 프리에이전트의 미래에는 전통적인 의미의 은퇴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적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자의 주장처럼 미래는 조직원과 조직이 맺는 계약의 속성과 본질이 근본적으로 변화해 갈 것임에 틀림이 없다. 계약은 점점 장기에서 단기로 바뀌어 간다. 이것은 개인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책임을 지면서 살아가야 함을 뜻한다. 당연히 준비된 자들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조건으로, 원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유와 성공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모든 프리에이전트가 그런 승리의 축배를 들 수는 없다. 대다수는 날로 짧아지는 고용관계 속에서 하루하루의 생계를 유지해 가는 것도 힘겨워할 것이며, 영원히 하류인생을 벗어날 수 없는 딱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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