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까지 흑은 다시 집을 챙겼고 백은 세력을 쌓았다. 이제 관심은 좌변 흑대마. 백이 어떻게 포문을 열 것인가. 백의 선택은 84, 86의 우회공격이었다. 대놓고 공격하는 것은 실패했을 때의 후유증을 생각하면 백도 두렵다.
19분을 고민하고 둔 흑 87, 89는 대마를 살리기에 앞서 물어본 응수타진이었는데 백 90이 기발한 대응이었다. 이 수로 백 ‘가’에 늘면 흑 90, 백 ‘나’가 필연이라 흑 ‘다’로 젖히는 리듬을 준다. 이에 백 ‘라’는 흑 ‘마’의 패로 살자는 수가 남는다. 이런 뒷맛을 백 90이 해결하고 있다.
장고하고 둔 수가 허망하게 되자 박영훈 9단은 입맛을 다시며 대마를 돌보기 시작했다. 흑 91을 두었는데도 백은 92의 급소를 짚으며 공격을 퍼부었다. 국후 박 9단은 이 대목에서 “막상 사는 길이 잘 안 보여 겁났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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