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滋(자)’는 ‘수(물 수)’와 ‘玆’가 합쳐진 글자이므로 ‘싹이 물로 자라나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滋’의 의미는 ‘자라다, 번성하다’가 된다. 여기서 ‘번식하다’라는 의미가 나오고, ‘번식하다’에서 ‘더하다, 보태다’라는 의미가 나왔다. ‘滋養(자양)’은 원래 ‘번성하도록 길러주다’라는 뜻인데, 오늘날에는 ‘몸에 영양을 주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滋養分(자양분)’은 ‘몸을 길러주는 성분’이라는 말이다.
‘磁(자)’는 ‘石(돌 석)’과 ‘玆’가 합쳐진 글자이므로 ‘자라는 돌’이라는 뜻이다. ‘磁’의 의미는 ‘자석’이다. 중국의 고대인은 ‘자석’을 다른 성분이 달라붙어서 계속 자라는 모양을 취하는 광물로 봤다. ‘慈(자)’는 ‘心(마음 심)’과 ‘玆’가 합쳐진 글자이다. 이는 ‘마음이 자라다, 마음이 번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고대인은 마음이 가장 번성한 상태를 사랑이라고 봤다. ‘慈’의 의미가 ‘사랑, 사랑하다’인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慈’에는 ‘어머니’라는 뜻도 있는데, ‘어머니’가 ‘사랑’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慈親(자친)’은 상대방에게 자기 어머니를 일컫는 말이고, ‘慈堂(자당)’은 상대방의 어머니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흔히 말하는 ‘嚴父慈母(엄부자모)’는 ‘자식에게 엄한 아버지와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라는 말이다. 佛家(불가)에서 쓰는 ‘大慈大悲(대자대비)’는 ‘위대한 사랑, 위대한 슬픔’이라는 뜻이다. 어떤 대상을 깊은 슬픔으로 마주하면 동정심을 갖게 되므로, 슬픔은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또 하나의 감정이라는 뜻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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