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비]한 방울의 사랑, 세상을 바꿉니다

  • 입력 2007년 1월 18일 03시 00분


일전에 책에서 읽은 내용이다.

작은 집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손바닥만 한 공간이라도 주어진다면 화초를 가꾸려는 마음이 생긴다. 작은 공간에서 화초를 기르는 일은 작은 수고를 요구하지만 화초를 들여다보고 적당한 물과 햇볕을 주려고 노력하면서 작은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꽃을 보기 위해 화초를 가꾼다”라고 말한다. 이해타산을 따진다면 단지 꽃을 보기 위해 화초를 가꾼다는 것이 너무나 어리석고 비경제적인 논리일 수도 있다. 꽃만을 보고 싶다면 그렇게 오랜 시간을 투자할 이유가 없고 그냥 꽃가게에서 꽃을 사오면 된다.

화초를 키우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기에 꼭 결과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냥 화초를 키우는 데 정성을 쏟다 보면 그 과정에서 꽃이라는 작은 결과물을 얻게 되는 것이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할까. 장래에 그 어떠한 대가만을 위해 자식을 기른다면 그것이 올바른 것일까. 부모는 자식이 커가는 것만으로 행복한 것이다. 나중에 자식이 성장해 자신을 봉양하고 안 하고는 어찌 보면 부차적일 수도 있다. 만일 자식을 통해 호강을 받고자 하는 것이라면 자식을 포기하고 처음부터 보험에 드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다.

자식이든 꽃나무든 커 가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지금의 위치에서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부모의 마음이고, 꽃을 가꾸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사랑과 자비도 마찬가지다. 사랑과 자비는 대가를 원하지 않으며, 그냥 사랑하고 싶기 때문에 사랑하고, 베풀고 싶기 때문에 베푸는 것이다. 사랑과 자비의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랑과 자비는 갖고 있는 것을 좋아서 주는 진정한 나눔이지 남거나 넘쳐서 떼어 주는 것이 아니다.

“한 방울의 물로 바다를 넘치게 한다”는 말이 있다. 한 방울의 사랑과 자비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이며 힘이다. 그리스도교의 사랑과 자비는 자신을 버리신 예수님의 삶에 기초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조학균 예수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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