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3만 명의 온전한 애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 입력 2007년 1월 18일 20시 13분


"1000만 관객 시대라지만 997만 명의 반 토막 애정보다 3만 명의 온전한 애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지난해 영화 '시간'의 시사회에서 "(20만 명이 들지 않으면) 한국에서 다시 개봉하지 않겠다"던 김기덕(사진) 감독이 18일 그의 영화 '숨'의 촬영지인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제작보고회를 열고 이 영화를 배급사 스폰지를 통해 국내 개봉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민을 했는데 '시간'의 관객이 3만 명밖에 안됐지만 저예산 영화고 열악한 환경에서 한 거니까 나에겐 그 3만 명이 20만 명"이라며 "몇 안 되는 극장에 발품을 팔아 와 주신 분들이 최고 관객"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했던 말에 책임을 못 진다는 비난도 있겠지만 소중한 관객을 알게 됐다"며 "예술 영화가 사장되는 마당에 나까지 뒷걸음질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계속 이랬다 저랬다 한 게 아니라 딱 한 번 말을 바꾼 것"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저예산 영화의 어려움에 대해선 멀티플렉스나 와이드 릴리즈(대규모) 개봉 방식 때문이 아니며 터무니없이 오른 제작비가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가가 영화발전기금을 조성한다고 말이 많은데 나 같은 가난한 작업자에겐 정말 목마른 돈"이라며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14번째 영화인 '숨'은 여름쯤 개봉하며 자살을 시도한 사형수와 그를 사랑하게 되는 여성, 그리고 그의 남편 얘기로 대만 배우 장첸(張震)과 박지아, 하정우가 출연하며 투자 없이 김 감독 영화의 해외수익금 2억 5000만원으로 제작되고 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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