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58>富潤屋, 德潤身

  • 입력 2007년 1월 26일 03시 00분


이전에는 많이 사용됐지만 요즘 사라져 버린 단어가 있다. ‘德(덕)’이라는 단어다. 왜 홀연 사라져 버렸을까? 보기 좋은 눈이 탐나서 눈을 수술하고, 보기 좋은 코가 탐나서 코를 수술하고, 보기 좋은 몸매가 탐나서 건강에 문제가 될 만큼 먹는 양을 줄인다. 외모가 인생의 상당부분을 결정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아진 까닭에 나타나는 사회 현상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보기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富潤屋(부윤옥), 德潤身(덕윤신)’이라는 말이 있다. ‘富’는 ‘부유하다. 부자’라는 뜻이다. ‘潤’은 원래 ‘젖다’라는 뜻이다. ‘濕潤(습윤)’은 ‘습기로 젖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濕潤地域(습윤지역)’은 ‘습기로 젖어있는 지역’이라는 말이다. ‘젖은 것’은 물기로 말미암아 반짝반짝 빛나므로 ‘潤’에는 ‘윤, 광택’이라는 의미가 생겼고, 이로부터 ‘윤택하다, 빛나다, 빛나게 하다’라는 의미가 나왔다. ‘屋’은 ‘지붕’이라는 뜻이다. ‘屋上(옥상)’은 지붕이 있는 상부를 뜻하고, ‘屋塔房(옥탑방)’은 ‘지붕 위에 탑처럼 만든 방’이라는 말이다. ‘지붕’이라는 뜻으로부터 ‘집, 가옥’이라는 의미가 생겼다. ‘德’은 문자 그대로 ‘덕’이라는 뜻이다. ‘身’은 ‘몸, 신체’라는 뜻이다. 이런 뜻을 합치면 ‘富潤屋, 德潤身’은 ‘부유함은 집을 윤택하게 하고, 덕은 몸을 윤택하게 한다’라는 말이 된다.

돈이 있는 사람의 집은 빛나 보인다. 정원이 보기 좋고, 담장이 보기 좋고, 집안을 아름답게 꾸며 놓는다. 마찬가지로 덕이 있는 사람은 항상 윤택하고 빛나 보인다. 덕이 있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푸근한 감정을 준다. 덕이 있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다가가고 싶어진다. 덕이 있는 사람에게는 항상 좋은 사람이 모인다. 그러므로 덕은 사람이 갖추어야할 중요한 덕목의 하나이다. 특히 젊은이는 이제 차분하게 자신의 덕을 갖추는 시간을 만들어가야 한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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