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狗猛酒酸(구맹주산)’이라는 말이 있다. ‘狗’는 ‘개’라는 뜻이며, ‘猛’은 ‘맹렬하다, 사납다’라는 뜻이다. ‘酒’는 ‘술’이라는 뜻이고, ‘酸’은 ‘시다’라는 뜻이다. 이 말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에서 나왔다.
옛날 중국에 술을 잘 만드는 사나이가 있었다. 그 사나이는 어느 마을로 가서 술집을 열었다. 자기가 만든 술을 먹어보니 참으로 맛이 좋았다. 그는 부근의 다른 술집으로 가서 그 집의 술맛을 보았다. 자기의 술맛보다 결코 좋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만족하며 술을 많이 만들어 놓고 손님을 기다렸다. 그러나 손님이 오지 않았다. 술은 오래 두면 맛이 시어진다. 오래된 술은 버릴 수밖에 없다. 그는 번번이 시어진 술을 버리며 왜 손님이 자기 집에 오지 않는지를 궁금해 했다.
어느 날 그는 지혜가 많다는 사람을 찾아가 사정을 말하고 왜 자기 집에 손님이 오지 않는지를 물었다. 그 사람은 술집에 개를 기르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는 개가 사나울 것이므로 없애라고 말했다. 그가 집으로 돌아와서 개를 찬찬히 살펴보니 과연 사나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자기는 항상 그 개를 보았으므로 남에게 사납다는 인상을 준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가 개를 없애자 손님이 늘고 장사는 잘되었다.
이 이야기는 자신의 주변 사람이 어떤가를 다시 살펴보라는 교훈을 준다. 어느 조직의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은 항상 그래야 한다. 내가 능력 있고 현명한 사람을 진정으로 찾고 있지만 그런 사람이 나에게 오지 않는 것은, 대개 나의 주변사람이 그런 사람의 접근을 막기 때문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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