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보아’는 언제쯤?… 일본 진출 가수들 성적표 저조

  • 입력 2007년 1월 31일 03시 00분


지난해 말 일본 최대 음반유통회사 겸 연예기획사 에이벡스(AVEX)는 한국인 가수 메이에 대한 홍보 계획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그의 다섯 번째 싱글 ‘사라이노카제’의 가사는 혼성듀오 ‘에브리 리틀 싱’의 여성 멤버 모치다 가오리가 맡고 뮤직비디오에는 영화 ‘데스노트’로 유명한 도다 에리카가 출연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화려한 홍보와 달리 10일 발매된 이 싱글음반은 일본 오리콘 싱글차트 3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신예 한류스타’라 불리던 신인 가수들의 ‘오리콘 점령’ 소식은 현재 거의 끊긴 상태. 메이를 비롯한 K, 윤하, 선민 등 보아 이후 ‘제2의 한류스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데뷔한 이들의 활동은 갈수록 저조해지고 있다.

‘오리콘 혜성’이라 불렸던 10대 여성 가수 윤하는 2005년 싱글 ‘탓치’와 ‘호우키보시’가 각각 14, 15위에 올랐지만 17일 발표한 ‘하카나쿠쓰요쿠’는 36위에 그쳤다. 지난해 영화 ‘일본침몰’ 주제가를 불러 주목을 받았던 여가수 선민 역시 지난해 말 데뷔 싱글 ‘고이노 기세키’를 발표했지만 33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얻었다.

그나마 괜찮은 성적으로 데뷔전을 치른 남성가수 K에게도 부진은 이어졌다. 지난해 초 발표된 데뷔 앨범이 오리콘 앨범차트 2위에 올랐지만 지난해 12월 발표한 2집은 1만 장 남짓한 판매로 25위에 그쳤다. 이제 ‘오리콘 차트 점령’, ‘일본 열도를 사로잡다’식의 홍보 문구는 빛바랜 듯하다.

물론 이 같은 신인 가수들의 부진은 한류 전체의 부진과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아의 성공 이후 진출한 한국 인기 가수들의 성적도 세븐과 ‘동방신기’, 한류 드라마의 인기를 등에 업은 류시원, 박용하 등만이 오리콘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을 뿐이다. 보아 역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2집 ‘발렌티’ 이후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

그러나 평론가들은 “치밀한 현지 상황 파악보다 일단 데뷔가 목적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일본음악 평론가 김정훈 씨는 “일본 대중음악계는 한국보다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고 한 주에 수십 명의 가수가 새 음반을 발표하는 상황”이라며 “장르의 틈새를 노리거나 일본 기성 가수들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갔어야 했다”고 분석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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